피터 슈라이어
전면 그릴 ‘슈라이어 라인’ 강력하고 독창적
‘기아’는 좋은 브랜드…세련되게 다듬을 필요
‘기아’는 좋은 브랜드…세련되게 다듬을 필요
기아차 ‘쏘울’ 출시…피터 슈라이어 인터뷰
기아차의 최근 ‘디자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부사장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아우디 티티(TT), 람보르기니 등을 디자인해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는 지난 2006년 9월 기아차로 왔다. 최근 출시된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에는 그의 손길이 듬뿍 들어갔고 그만큼 디자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쏘울 출시 행사장에 등장한 그를 22일 만났다.
-우선 쏘울 출시를 축하한다.
“매우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애초 컨셉트카와 매우 비슷하게 양산차가 완성됐다.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차로, 느낌도 매우 좋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차급으로 분류할 수도 없고 분류하고 싶지도 않다.”
-아래위가 삐죽 튀어나온 기아차의 패밀리룩에는 ‘슈라이어 라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디자인이다. 원래부터 기아차가 자신만의 독특한 전면 그릴을 가져야 한다고 계속 생각해 왔다. (직접 그림을 그리며) 완성된 슈라이어 라인은 강력하면서도 독창적이다.”
-기아 엠블럼 디자인에 대해 사람들의 평가는 좋지 않은데.
“기아 엠블럼이 도대체 어디가 안좋은가. 반문하고 싶다. 기아란 이름은 정말 훌륭하다. 영어 알파벳 단 3자로 표현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이보다 좋은 브랜드 이름을 나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좀더 세련되게 다듬을 필요는 있다.”
-VG(기아차의 그랜저급 차량)이나 CH(오피러스 후속 모델)의 디자인 작업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디자인적으로는 거의 완성됐다. 역시 슈라이어 라인과 간결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그런데 이런 건 비밀 아닌가.”
-한국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최종 디자인 선택에 강력하게 개입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처럼 돼 있는데, 당신이 영입되고 난 뒤는 어떤가.
“회장 등 고위층은 당연히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만약에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모두가 만족할 디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차의 디자인 작업에는 참여하나? 현대차에도 패밀리룩이 필요하다고 보나.
“현대차 디자인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패밀리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한다. 혹시 패밀리룩이 없이 일류브랜드가 된 자동차 회사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사진 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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