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부회장(사진)
현대자동차의 핵심 경영진이었던 김동진 부회장([사진])이 26일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돌연 전출 발령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3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몽구, 윤여철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날 인사는 워낙 갑작스럽게 이뤄져 적지 않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의 총괄부회장 구실을 하며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해 온 ‘스타 경영인’인 동시에 현대차 비자금 사건에서 정몽구 회장과 함께 실형과 집행유예를 받았을 정도의 ‘심복’이었다. 그런 그가 그룹의 핵심과는 먼 현대모비스로 옮겨가는 것은 일종의 ‘낙마’라는 분석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2인자’를 두지 않고 자신을 중심으로 각 부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서로 경쟁하도록 하는 정몽구 회장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다시 발휘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의 낙마설은 지난 광복절 특사로 정 회장과 김 부회장 등이 사면되고 비자금 사태가 마무리된 뒤부터 끊임없이 그룹 주변에서 흘러나온 바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공식 설명은 “그룹의 핵심 업종인 부품 부문에 대한 글로벌 경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현대모비스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자동차 전문가이자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김 부회장을 전진배치했다”는 것이었다. 김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 시절에 이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현대정공 연구소장과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한 자동차부품 전문가다. 김 부회장의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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