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직 내년 임금동결키로
쌍용차는 이달 임금 미지급
쌍용차는 이달 임금 미지급
현대·기아차가 22일 관리직들의 내년 임금을 동결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쌍용차는 12월 임금을 제때 지급할 수 없다는 가정통신문을 직원들에게 보냈고, 지엠대우는 12월 말 지급 예정이었던 성과급을 3개월 지급 유예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위기가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회사 구성원들에게 피해가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악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조업단축 및 혼류생산 등 유연 생산체제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며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주 내용은 관리직 임금동결을 통한 ‘정신 재무장’, 현대차 전주공장 버스 생산라인을 2교대에서 1교대제로 변경 추진 등 유연 생산체제 확대 등이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만드는 아산공장도 주·야 4시간 생산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조업시간 단축이 늘어날 경우 전체 공장에서 현행 2교대제에서 1교대제로의 근무형태 변경도 추진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간조와 야간조가 4시간씩 단축조업을 하고 있는 경우 한 조가 8시간 일하고 나머지 한 조는 아예 쉬는 방식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될 경우 쉬는 조는 임금의 70% 정도만 받게 돼 실질임금이 상당폭 줄어들게 된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실적은 애초 480만대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집계한 결과 42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국외판매 재고도 106만대(3.9개월 물량)에 이른다. 하반기 전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상관리 체제를 전 사업현장으로 확대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12월 임금을 제때 지급하기 힘들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쌍용차의 임금 지급일은 매달 25일이다. 쌍용차는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모든 공장을 쉬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예 안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장 운영자금이 부족해 지급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이야기”라며 “늦어도 임금은 반드시 지급된다”고 말했다.
지엠대우는 최근 12월 말 지급 예정이었던 성과급 100%를 3개월 지급 유예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정부는 이날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품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 자동차 판매 증진을 위한 할부금융시장 활성화 등이 뼈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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