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 자생력 부족
르노삼성 모기업 감원
르노삼성 모기업 감원
상하이차가 사실상 경영을 포기한 쌍용자동차뿐만 아니라 지엠대우, 르노삼성 등 다른 외국자본 소유 자동차회사들의 경영이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엠대우와 르노삼성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외국에 있는 모회사들의 경영상황이 여의치 않아 모회사의 사정에 따라 의외의 불똥이 튈 수도 있는 상황이다.
■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현재 지엠대우를 소유한 지엠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부도가 날 처지이고, 르노삼성을 소유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사정도 경기침체로 썩 좋지 않다. 특히 닛산은 대규모 감원과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지엠대우는 현재 일부 국가에서 수출차량 결제대금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수는 그리 크지 않지만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위험변수는 모회사 지엠의 위기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미국 정부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지엠이 한고비를 넘겼지만 지엠이 부도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지엠이 그나마 돈이 될 만한 지엠대우를 팔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분석가도 “지엠의 자구노력은 보유자산 매각이 중심이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지엠대우를 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엠대우는 지난해 내수판매는 11만6520대에 불과한 반면 수출은 70만2917대에 이르는 기형적인 수출집중형 회사다. 수출된 차량은 전부 지엠대우가 아닌 시보레나 뷰익 등 다른 지엠의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고 있다.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다.
르노삼성은 사정이 그나마 낫지만 모회사인 르노·닛산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닛산은 지난해 말 일본 공장 2천명, 지난 8일 영국 공장 1200명 등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으며, 올해 생산도 연 27만대 가량 줄일 방침이다.
■ 쌍용차를 사갈 곳은 있나? 쌍용차를 회생시키는 데는 약 8천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운영자금 지원과 신규차량 개발비까지 더한 돈이다. 상하이차가 이런 돈을 지원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마당에 과연 누가 이런 부담을 안고 쌍용차를 인수하려고 할 것인지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상하이차가 계속 안고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분석가는 “회생절차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통해 구조조정을 거친 뒤 다시 일부 지원금을 투입하면서 경영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쌍용차의 자금현황을 점검한 결과, 현재 확보한 380억원의 예금과 대금 회수 등으로 2월 초까지는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하이차가 사실상 쌍용차 경영을 포기하면서 충격에 휩싸인 경기도 평택 지역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살리기 시민 대책협의회’가 구성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평택시는 10일 국·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비상경제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쌍용차가 지역 경제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형섭 김기성 기자 sublee@hani.co.kr
이형섭 김기성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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