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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차와 ‘동행 10년’…기아차 어디쯤 왔나

등록 2009-01-12 19:20수정 2009-01-13 10:06

기아자동차 실적 추이
기아자동차 실적 추이
내수점유 어느덧 27%…“작년 유일하게 판매량 증가”
만년2등 이미지 여전…재벌지배구조 폐해도 장애물
양재동엔 ‘빨간색’이 활짝 피었습니다?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꾸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두 회사를 나타내는 상징색은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이다. 회사 로고에서부터 직원들의 명함이나 사원증 목걸이끈에 이르기까지 두 회사는 색깔로 뚜렷하게 나뉜다. 지난 한 해 장사에서 재미를 본 건 단연 기아차 쪽이다. ‘맏형’ 현대차가 주춤하는 사이, 특히 내수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27.4%로 끌어올렸다. 기아차의 승승장구는 지난날 ‘부실기업’이라는 낙인을 공유했지만 이후 외국계 손으로 넘어간 지엠대우·르노삼성·쌍용차가 여전히 힘겨운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실과도 대비된다. ‘내셔널 챔피언’ 현대차에 인수된 지 꼭 10년, 기아차는 과연 성공 스토리로 남을 것인가?

기아차 주요 일지
기아차 주요 일지
■ ‘규모의 경제’ 효과

무엇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도 실적개선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은 140만421대. 내수 증가율은 16.2%나 됐다. 서영종 기아차 사장은 9일 열린 ‘전국 지점장 판매결의대회’에서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중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003년(8055억원) 이후 내리 줄어들어 2006년(-1253억원)과 2007년(-554억원)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말 현재 272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2008년 실적발표에서 기아차가 좋은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체력도 튼튼해졌다. 슬로바키아·중국·미국 공장 건설에 잇따라 나서며 글로벌 시장 공략 입지도 다졌다. 또 ‘디자인 기아’라는 구호 아래 로체이노베이션·포르테·쏘울 등 개성있는 신차를 쏟아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제조업의 생명은 뭐니뭐니 해도 제품이 좋아야 하는데, 최근 들어 디자인과 성능에서 몇단계 레벨업된 게 확연하다”며 “현대차와 연구·개발 기능을 합치면서 품질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현대차의 앞선 관리능력이 기아차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데 보탬을 준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 ‘세컨드 브랜드’ 이미지 벗어나야

총론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달리, 각론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기아차만의 독자적인 발전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대표적인 걸림돌이 이른바 ‘세컨드 브랜드’ 이미지. 말 그대로, ‘잘나가는 집안’(현대차)의 위세를 등에 업은 ‘만년 2등’이라는 세간의 눈초리를 없애는 일이다. 안수웅 엘아이지(LIG) 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아차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려면, 현대차의 아류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차별화할 수 있는 기업 정체성을 가지는 게 관건”이라며 “푸조와 시트로앵의 예처럼, 자동차 산업에서는 각자 독특한 색깔과 기업문화를 가지고 발전할 때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성문 연구위원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꽤 올랐지만 기아차는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시장 독점화의 폐해를 불렀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조성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두 회사가 국내시장을 80% 가까이 지배하는 ‘가격설정자’가 돼 버려 실질적으로 판매가격을 올리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특히 부품업체 입장에서도 납품처가 늘어나 성장의 기회가 된 측면도 있지만, 두 회사의 말을 듣지 않고는 아예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지배구조 위험은 족쇄

불투명한 재벌 지배구조의 영향권 아래 옥죄게 된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현대차그룹의 아킬레스건이라 불리는 후계구도와 지배구조 위험에 완전히 노출됐다는 얘기다. 조성재 연구위원은 “총수 1인의 의지에 좌지우지되는 이른바 ‘황제경영’의 폐해는 바로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된 뒤 두 회사 모두 노사관계가 사실상 하향 평준화된 데서 잘 드러난다”며 “기아차가 지난 10년의 실험을 디딤돌 삼아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한 해법은 바로 이런 걸림돌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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