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의 목숨을 구한 ‘영웅’이라 할 만한 ‘3점식 안전벨트’가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3점식 안전벨트는 한쪽 어깨와 양쪽 허리 부위에 벨트를 고정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볼보자동차의 기술자였던 닐스 볼린이 1958년 개발한 3점식 안전벨트가 처음 채택된 차량은 바로 1959년 출시된 볼보 ‘아마존 120’과 ‘피브이(PV)544’였다. 안전벨트를 착용함으로서 감소되는 교통사고 사망률은 최대 40%가 넘는다. 하지만 각 완성차 브랜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안전한 안전벨트를 만들기 위해 갖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볼보, 1959년 가슴·허리 함께 감싸는 기술 출시
지금까지 100만명 살려…머잖아 ‘4점식’ 등장
현대·기아차는 첨단 ‘프리세이프 벨트’ 준비중 ■ 안전벨트의 역사 가슴과 허리를 한꺼번에 감싸는 3점식 안전벨트가 발명되기 전에는 ‘2점식 안전벨트’가 쓰였다. 한쪽 어깨에서 맞은편 복부 쪽으로 연결되는 이 2점식 안전벨트는 충돌사고가 날 때 운전자가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막아주기는 했지만 버클이 탑승자의 가슴에 있기 때문에 연약한 신체 장기에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볼보자동차 사장인 거너 엔겔라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공기 조종사 안전장치를 개발하던 닐슨 볼린을 채용했다. 볼린은 안전벨트의 한 선은 가슴을, 다른 선은 허리를 가로질러야 사고 때 상체와 하체 모두 좌석에서 튕겨져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현재와 같은 3점식을 개발했다. 볼보는 1959년 처음으로 3점식 안전벨트를 도입하며 업계 최초로 안전벨트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했다. 처음에는 착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모든 안전벨트를 대상으로 모의 충돌실험을 한 결과 3점식이 가장 안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도입이 확대됐다. 그 뒤 볼보가 1963년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오늘날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에는 3점식 안전벨트가 탑재됐다. 그동안 다양한 기술적 시도들이 있었지만 안전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3점식을 능가하는 방식은 나오지 않았다. 50년 동안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전혀 바뀌지 않은 셈이다. ■ 안전벨트도 진화한다 3점식 안전벨트가 구한 목숨은 대략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2005년 유럽연합에서는 약 1만1700명의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2004년 미국에서는 안전벨트 착용으로 인해 한해 1만5200명이 교통사고에서 목숨을 구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500억 달러 감소하였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더욱 안전한 안전벨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안전벨트를 처음 개발한 볼보다. 볼보가 지난해 출시한 차량부터 적용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는 의자를 높여서 어린이가 앉았을 때 안전벨트가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아용 시트를 사용할 연령이 지난 어린이(15~35㎏)의 경우 어른 몸에 맞게 제작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다가 사고가 났을 경우 벨트가 목을 조르는 등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해 엑스시(XC)60을 출시하면서 채택한 피아르에스(PRS) 기능도 있다. 이는 충돌했을 때 레이저 센서를 이용해 에어백과 장력조절장치가 보다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볼보는 스포츠실용차량(SUV)이 뒤집혔을 때 탑승자가 의자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점식 안전벨트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차량에도 다양한 안전 강화 장치가 도입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에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 등이 채택돼 있다. 프리텐셔너는 급브레이크 상황 등 충돌 직전에 안전벨트를 강하게 감아 상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며, 그 뒤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해 2차 충격에 의한 부상을 방지하는 장치가 로드리미터이다. 첨단장치인 프리-세이프도 현대차가 3월 출시할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다. 프리-세이프는 차가 미끄러지거나 급제동할 때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안전을 지켜주는 동시에 차선이탈 등 위험상황이 감지됐을 때 안전벨트를 여러번 되감아 경고를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지금까지 100만명 살려…머잖아 ‘4점식’ 등장
현대·기아차는 첨단 ‘프리세이프 벨트’ 준비중 ■ 안전벨트의 역사 가슴과 허리를 한꺼번에 감싸는 3점식 안전벨트가 발명되기 전에는 ‘2점식 안전벨트’가 쓰였다. 한쪽 어깨에서 맞은편 복부 쪽으로 연결되는 이 2점식 안전벨트는 충돌사고가 날 때 운전자가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막아주기는 했지만 버클이 탑승자의 가슴에 있기 때문에 연약한 신체 장기에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볼보자동차 사장인 거너 엔겔라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공기 조종사 안전장치를 개발하던 닐슨 볼린을 채용했다. 볼린은 안전벨트의 한 선은 가슴을, 다른 선은 허리를 가로질러야 사고 때 상체와 하체 모두 좌석에서 튕겨져 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현재와 같은 3점식을 개발했다. 볼보는 1959년 처음으로 3점식 안전벨트를 도입하며 업계 최초로 안전벨트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했다. 처음에는 착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모든 안전벨트를 대상으로 모의 충돌실험을 한 결과 3점식이 가장 안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도입이 확대됐다. 그 뒤 볼보가 1963년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오늘날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에는 3점식 안전벨트가 탑재됐다. 그동안 다양한 기술적 시도들이 있었지만 안전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3점식을 능가하는 방식은 나오지 않았다. 50년 동안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전혀 바뀌지 않은 셈이다. ■ 안전벨트도 진화한다 3점식 안전벨트가 구한 목숨은 대략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2005년 유럽연합에서는 약 1만1700명의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2004년 미국에서는 안전벨트 착용으로 인해 한해 1만5200명이 교통사고에서 목숨을 구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500억 달러 감소하였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더욱 안전한 안전벨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안전벨트를 처음 개발한 볼보다. 볼보가 지난해 출시한 차량부터 적용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는 의자를 높여서 어린이가 앉았을 때 안전벨트가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아용 시트를 사용할 연령이 지난 어린이(15~35㎏)의 경우 어른 몸에 맞게 제작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다가 사고가 났을 경우 벨트가 목을 조르는 등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해 엑스시(XC)60을 출시하면서 채택한 피아르에스(PRS) 기능도 있다. 이는 충돌했을 때 레이저 센서를 이용해 에어백과 장력조절장치가 보다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볼보는 스포츠실용차량(SUV)이 뒤집혔을 때 탑승자가 의자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점식 안전벨트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차량에도 다양한 안전 강화 장치가 도입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에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 등이 채택돼 있다. 프리텐셔너는 급브레이크 상황 등 충돌 직전에 안전벨트를 강하게 감아 상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며, 그 뒤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해 2차 충격에 의한 부상을 방지하는 장치가 로드리미터이다. 첨단장치인 프리-세이프도 현대차가 3월 출시할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다. 프리-세이프는 차가 미끄러지거나 급제동할 때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안전을 지켜주는 동시에 차선이탈 등 위험상황이 감지됐을 때 안전벨트를 여러번 되감아 경고를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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