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 월별 판매추이
정부 “자구노력이 먼저 전제돼야” 거절
당장 유동성 부족한 극한상황은 아닌듯
당장 유동성 부족한 극한상황은 아닌듯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에 이어, 글로벌 경기 침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엠(GM)대우도 정부에 유동성 지원 등을 요청했다.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잇따르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는 “개별 기업 지원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며, 지엠대우의 요청을 일단 거절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2일 “마이클 그리말디 지엠대우 사장 등 경영진들이 11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를 찾아 이윤호 장관과 임채민 제1차관 등을 만나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엠대우 경영진이 구체적인 지원 금액을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앞으로 경영과 유동성 사정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 일시적인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지엠대우 스스로의 자구 노력과 지엠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엠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먼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지엠대우가 산업은행 등 국내 4개 은행과 설정한 20억달러의 ‘크레디트라인’이 유지되고 있어,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엠대우는 만들고 있는 차량 대부분을 시보레나 뷰익 등의 지엠 브랜드를 붙여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모회사인 지엠이 부도위기에 휩싸여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바람에 수출량은 급감하고 있다. 1월 판매 실적을 보면 내수가 6914대로 지난해 1월에 비해 20.4% 줄었고, 수출은 3만89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6%나 감소했다. 지난해 1월 8만9천대 수준이던 수출·내수 판매 전체로 치면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좋아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세계시장에서 지엠 브랜드의 신뢰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어 주문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엠대우는 재고물량를 줄이려고 12월부터 계속 감산을 하고 있고 2월 들어서도 윈스톰·토스카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의 경우 가동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다. 일부 수출시장에서는 차량 대금 수백억원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유동성이 부족한 극한 상황은 아니다. 현대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앞으로 점점 유동성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지원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엠대우 쪽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신차개발과 시설투자가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국회에서 지엠대우의 지원 가능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지엠 쪽에서 지엠대우를 나중에 팔거나 청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있어야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현재 지엠은 경영난으로 미 정부로부터 94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세계 각곳의 계열사들도 현지 정부에 지원요청을 하고 있거나 이미 받은 상태다.
이형섭 이용인 기자 sublee@hani.co.kr
이형섭 이용인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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