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 도우미, 정보전달자로 변신
모터쇼 도우미, 정보전달자로 변신
“팔등신 미녀가 아니라 자동차 보러 오세요.”
‘모터쇼’ 하면 시원한 의상의 늘씬한 레이싱걸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은 이번 서울모터쇼에 가기 전 기대를 접어야 한다. 경기침체로 각 업체들이 ‘실속 전시’를 다짐하며, 여성 도우미의 숫자를 줄이거나 동결했기 때문이다. 이참에 이들을 자동차 정보 전달자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곳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대표적 사례다.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에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6명의 도우미에게 ‘인포우미’(정보+도우미의 합성어)라 이름붙이고, 지난주부터 각 차량의 특장점·가격·제원·기업연혁 등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준의 프로그램 교육(사진)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올해 모터쇼에 지난해보다 전시차종은 늘였지만 도우미 숫자는 36명으로 동결했다. 도우미 의상도 차량 콘셉트에 맞춰 친환경차에는 자연을 상징하고 친환경적인 의상을,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이 전시되는 고급세단 차량 쪽 도우미들 의상은 세련되고 우아하게 해서 ‘차가 돋보이는’ 전시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또한 전시차량은 늘었지만 숫자는 오히려 36명에서 30명으로 줄였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아예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도슨트 서비스 같은 형태를 도입했다. 주말마다 전문가가 등장해 차량에 대해 안내하며 질의응답 시간도 갖겠다는 것이다. 기존 도우미도 전시차량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발표자로서 구실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비용절감에서 출발했지만 이렇게 도우미 역할이 바뀌는 것은, 그만큼 모터쇼가 자동차의 엔진과 부품까지 관심을 갖는 자동차 마니아층이나 관심층을 대상으로 자리잡아 간다는 의미도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쪽은 “그동안 모터쇼가 화려한 볼거리 위주의 쇼로 제한되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이번 쇼를 계기로 진정한 모터쇼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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