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차가 이젠 큰 경쟁력” 새 길 찾는다
[긴급진단 자동차 지각변동] (하) 글로벌 전략을 짜라
소형차판매 2000년 1057만대→2015년 1800만대로
업체들 현지전략형 모델출시·기술개발 제휴 ‘활발’ 최근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말 그대로 소형차로 ‘달려가고’ 있다. 도요타가 93년 미국시장에서 ‘값싼 소형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 렉서스를 런칭시켰던 사례가 격세지감일 정도다. 기술개발 제휴도 활발하다. 포드와 푸조씨트로엥(PSA)이 손잡고 소형차 디젤엔진을, 베엠베(BMW)와 푸조씨트로엥이 4기통직분사엔진을, 메르세데스-벤츠와 베엠베 또한 엔진을 공동개발 중이다. 조사기관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소형차 판매량은 지난 2000년 1057만대에서 2015년 18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의 소형차 증가율 평균치는 4.7%로 전체 차종의 2.7%를 크게 웃돈다. 2000년 18.8%이던 소형차의 전체 시장 비중도 2015년 22.7%로 올라간다. 아반떼 같은 준중형차까지 넣으면 60%로 껑충 뛴다. 업계 안팎에선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소형차의 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전세계에 생산공장을 깔아놨던 게 지금같은 위기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다른 업체들도 소형차와 신흥시장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지만, 비교적 중후장대형인 자동차산업 특징상 이런 방향전환은 단시일 내에 이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과 현대차는 소형차 판매비중이 60%, 47%인 데 비해 지엠과 도요타는 34%, 36% 정도다. 지역별 비중을 봐도 도요타와 지엠은 미국 비중이 35%, 42%로, 판매가 날로 급감하는 선진국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2차 오일쇼크 당시 일본이 소형차종 경쟁력을 강화해 자동차선진국으로 올라섰다”며 “전략 소형차종을 선정하는 등 지역별 공략을 올해 구체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외에선 지역별 ‘현지화’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에선 현지전략형 모델 ‘위에둥’의 출시에 이어 포르테·쏘울 등 중소형 라인업을 확대해가고, 소형차 비중이 80%에 이르는 인도에선 쌍트로, i10, 겟츠(국내명 클릭), i20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일 국내에선 고효율 연비 개선을 최대전략으로 삼게 된다. 자동차업계는 오일쇼크 이후 30년 만에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경영학)는 “소형차에 강한 현대차가 ‘필요조건’은 갖춘 셈”이라며 “노동유연성과 생산유연성에서 진전을 보이고 전 세계 공장들의 제품과 생산을 믹스해갈 글로벌 유연성을 갖춘다면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전 가동한 체코나 곧 가동할 미국 조지아 공장 등의 투자·생산비용을 어떻게 회수할 것이냐는 당장 걸려있는 문제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업체들 현지전략형 모델출시·기술개발 제휴 ‘활발’ 최근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말 그대로 소형차로 ‘달려가고’ 있다. 도요타가 93년 미국시장에서 ‘값싼 소형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 렉서스를 런칭시켰던 사례가 격세지감일 정도다. 기술개발 제휴도 활발하다. 포드와 푸조씨트로엥(PSA)이 손잡고 소형차 디젤엔진을, 베엠베(BMW)와 푸조씨트로엥이 4기통직분사엔진을, 메르세데스-벤츠와 베엠베 또한 엔진을 공동개발 중이다. 조사기관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소형차 판매량은 지난 2000년 1057만대에서 2015년 18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의 소형차 증가율 평균치는 4.7%로 전체 차종의 2.7%를 크게 웃돈다. 2000년 18.8%이던 소형차의 전체 시장 비중도 2015년 22.7%로 올라간다. 아반떼 같은 준중형차까지 넣으면 60%로 껑충 뛴다. 업계 안팎에선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소형차의 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전세계에 생산공장을 깔아놨던 게 지금같은 위기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다른 업체들도 소형차와 신흥시장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지만, 비교적 중후장대형인 자동차산업 특징상 이런 방향전환은 단시일 내에 이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과 현대차는 소형차 판매비중이 60%, 47%인 데 비해 지엠과 도요타는 34%, 36% 정도다. 지역별 비중을 봐도 도요타와 지엠은 미국 비중이 35%, 42%로, 판매가 날로 급감하는 선진국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2차 오일쇼크 당시 일본이 소형차종 경쟁력을 강화해 자동차선진국으로 올라섰다”며 “전략 소형차종을 선정하는 등 지역별 공략을 올해 구체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외에선 지역별 ‘현지화’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에선 현지전략형 모델 ‘위에둥’의 출시에 이어 포르테·쏘울 등 중소형 라인업을 확대해가고, 소형차 비중이 80%에 이르는 인도에선 쌍트로, i10, 겟츠(국내명 클릭), i20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일 국내에선 고효율 연비 개선을 최대전략으로 삼게 된다. 자동차업계는 오일쇼크 이후 30년 만에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경영학)는 “소형차에 강한 현대차가 ‘필요조건’은 갖춘 셈”이라며 “노동유연성과 생산유연성에서 진전을 보이고 전 세계 공장들의 제품과 생산을 믹스해갈 글로벌 유연성을 갖춘다면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전 가동한 체코나 곧 가동할 미국 조지아 공장 등의 투자·생산비용을 어떻게 회수할 것이냐는 당장 걸려있는 문제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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