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별 북미시장 판매 실적
4월 판매량 집계
중소형차 인기 덕분
포드는 도요타 ‘추월’
중소형차 인기 덕분
포드는 도요타 ‘추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둔화가 지속되고 지엠(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 위기를 맞으면서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 월간 판매량에서 지난 4월 처음 일본의 닛산자동차를 제쳤다.
3일 현대차 미국법인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달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13.6% 감소한 3만3952대를 판매했고, 기아자동차는 14.8%가 줄어든 2만5606대를 팔았다. 둘이 합친 판매량은 5만9558대로 닛산의 판매량 4만7190대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닛산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8%나 감소한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1~4월 누적판매량으로도 닛산을 제쳤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간에 22만4305대를 판매했으나 닛산은 22만1957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4월 북미시장 점유율은 7.4%로 지난달 7.6%보다 조금 줄어들었으나 전체 시장 판매감소율보다는 훨씬 적은 감소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차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어 엑센트(베르나)는 지난해 대비 26%나 판매가 늘어났고 쏘나타는 7% 상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직할 경우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나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시장 공략이 주효하고 있다”며 “그 덕분에 닛산을 제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시장 전체 4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4%가 감소한 81만8766대로 집계됐다. 특히 포드가 1년 만에 도요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이 눈길을 끈다. 포드는 13만3779대를 판매했고 도요타는 12만6540대를 판매했다. 포드는 미국 ‘빅3’ 중 그나마 사정이 괜찮은 편으로, 지엠이나 크라이슬러가 파산위기에 빠져있는 동안 가장 크게 반사이익을 볼 업체로 꼽히고 있다. 지난주 파산보호신청을 한 크라이슬러의 판매는 61%나 감소한 7만6682대에 그쳤고, 지난해 5월부터의 연간 판매량으로도 일본 혼다에 추월당했다. 지엠은 17만2150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하며 판매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34% 판매량이 줄었다. 키방크 캐피탈 마켓의 자동차 분석가 브레트 호슬튼은 “고객들이 지엠이나 크라이슬러의 부도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포드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최근 내수 판매와 수출이 뚜렷하게 호전되면서 일부 공장에서 특근이나 잔업이 재개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연휴를 다 놀지 않고 4일에는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으며 특히 아반떼와 i30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과 에쿠스를 생산하는 5공장은 주말에도 특근을 했다. 울산 4공장 포터라인도 이달부터 특근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아차도 5월부터 5개월 만에 광주공장의 주말 특근을 재개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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