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프리미어
라세티 프리미어 시승기
실내 소음, 비싼 가격 흠
실내 소음, 비싼 가격 흠
사실 라세티 프리미어 가솔린 모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차였다. 동급 차량에 비해서 더 커져 중형급에 가까워진 차체나 뛰어난 실내 디자인, 유럽형의 단단한 승차감 등 장점이 매우 많은 차였지만 차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주행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고출력 114마력에 최대토크 15.5㎏·m의 1.6리터 가솔린 엔진은 공차중량 1.3톤의 큼직한 준중형차를 몰기에 힘이 많이 모자라는 느낌이었다. 특히 아쉬웠던 점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의 출력으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도 차가 한참 있다가 움직인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차가 무거운 탓에 경쟁 차량보다 연비도 안 좋았다.
이런 기억을 가진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젤 모델을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뒤늦게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 좋은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바뀌었다.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의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릴 정도로 좋아졌다. 우선 엔진의 성능이 확 바뀌었다. 라세리 프리미어 디젤에 채용된 2.0리터 디젤 엔진은 최대출력 150마력에 최대토크 32.6㎏·m다. 출력이 개선된 것은 물론 토크(바퀴를 돌리는 힘)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덕분에 차량이 확 치고 나가는 힘이 좋아졌고 원래부터 좋았던 단단한 서스펜션과 뛰어난 핸들링의 장점이 더 부각됐다. 힘이 좋아지면서 연비도 함께 좋아졌다.(자동변속기 기준 15.0㎞/ℓ) 가솔린 엔진에 붙어 있을 때는 장점이 별로 드러나지 않던 6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 성능도 ‘재발견’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야 가솔린 모델과 바뀐 점이 전혀 없지만, 차가 마음에 드니 디자인마저 더 예뻐 보였다. 가솔린 모델을 타면서 “쓸데없이 차 크기만 키워서…”라며 중얼거리기도 했는데 다시 보니 널찍해서 좋았다. 다시 생각해 보면 초기 가속 성능이 좀 달리긴 하지만 가솔린 차도 나쁘지는 않았다.
디젤엔진 특유의 달달거리는 소음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 실내에서도 소음이 상당했다. 가격도 만만찮다. 가솔린 차에 비해 너무 비싸다.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1517만~1860만원으로 가솔린 모델(1155만~1605만원)에 비해 300만원 이상 비싸다. 언제나처럼 차가 괜찮으면 값이 문제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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