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업체 내수용 차량 출고상황
보름간 내수 출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소형·준중형 판매 호조…중반이후 주춤할수도
소형·준중형 판매 호조…중반이후 주춤할수도
19일 지식경제부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 현재까지 현대·기아차, 지엠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내수용으로 출고한 차량은 모두 5만87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704대에 견줘 무려 48%나 늘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다른 요소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자동차 내수판매가 -20%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보름치 실적을 두 배로 한 올 5월의 단순추산치는 12만대에 육박한다. 이는 상용버스까지 포함한 지난해 5월 판매치(10만797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는 소형차와 준중형차의 판매 호조세가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 봄 새로 출시한 신형 에쿠스와 쏘렌토알과 함께 아반떼·프라이드·포르테·모닝 등을 생산하는 라인에서 주야간 잔업을 실시중이다. 아반떼와 아이30, 모닝 등의 생산라인에는 이달 들어 주말 특근조까지 투입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본사의 파산위기로 내수 판매까지 부진한 바람에 생산라인을 멈춘 날이 더 많았던 지엠대우도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라세티프리미어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이 이번 달 완전 정상조업으로 돌아섰다. 부평·창원 공장까지 합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가동률은 60% 이상으로 높아졌고,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계약대수도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르노삼성도 최근 주간잔업 재개에 들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노후차량을 보유한 고객의 경우 경제적 여건 때문에 대형차보다는 소형차나 준중형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달 대비 판매가 소폭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거품’도 있다. 정부가 노후차 교체에 대한 세제지원 방침을 3월 말 발표하면서 4월에 가계약한 고객들이 5월로 많이 넘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5월 첫주에 출고된 차는 대부분 4월에 계약된 차가 넘어온 것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5월에는 월말에 판매가 급증하는 평상시와 달리 중반 이후 판매가 주춤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자동차업계는 6월까지는 판매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6월 말까지 노후차량 여부와 상관없이 개별소비세 30% 인하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한 완성차업체 임원은 “세계 수출이 살아나지 않는 한 7월부터는 다시 한파가 불어닥치지 않겠느냐”며 “내수까지 다시 감소세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희 이형섭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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