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SM3 타보니
비싼가격, 부족한 출력 흠
중형차 부담 소비자에 제격
편의사양 동급 최강 자랑
비싼가격, 부족한 출력 흠
중형차 부담 소비자에 제격
편의사양 동급 최강 자랑
국내 시장에서 준중형차는 엔트리카로 규정되고 있다. 처음으로 사는 차라는 뜻이다. 각 회사의 마케팅 타깃도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독신인구에 맞춰져 있다. 준중형차 광고에 나오는 모델들은 젊음을 한껏 뽐내며 멋과 자유와 낭만을 노래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야 어디 그런가. 살짝 좁은 듯한 실내에 네 가족이 복작거리고 앉아 외식을 가고 마트에 가고 소풍을 간다. 르노삼성이 새로 내놓은 뉴 에스엠(SM)3가 노리는 것이 딱 그 시장이다. 이름하여 ‘준중형차, 패미리카로의 귀환’.
■ 넓어진 실내가 강점 뉴 SM3를 지난 주말 목포에서 시승했다. 서울모터쇼 등에서 외관은 이미 많이 봤지만 다시 봐도 큼직한 크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뉴 SM3의 크기는 전장(길이) 4620㎜, 전폭(너비) 1810㎜, 전고 1480㎜로 단연 동급 최대다. 무엇보다 휠 베이스(바퀴와 바퀴 사이 거리)가 2700㎜로 길어 실내 공간을 넓게 확보했다. 경쟁 차종의 휠 베이스는 아반떼·포르테가 2650㎜, 라세티 프리미어가 2685㎜다. 르노삼성 쪽은 특히 뒷좌석 무릎공간(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공간)이 238㎜로 중형차 수준으로 넓고, 뒷좌석 등받이 각도도 27도로 뒷좌석 승차감이 중형 세단보다 더 뛰어나고 안락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앉아보면 뒷좌석이 상당히 여유가 있다. 기자의 키는 179㎝인데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금방 쑥쑥 커버리는 요즘 아이들도 좁다는 불평 없이 뒷좌석에 앉아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디자인은 패미리카다운 진중한 느낌이다. 뛰어나게 감각적이지는 않지만 오래 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뒷모습은 약간 아우디와 닮았다. 전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유럽차 느낌이 강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상당히 완성도 있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실내에서도 절제된 간결함이 느껴졌다. 편의사양은 스마트카드 시스템, 좌우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으로 동급 최강을 자랑한다.
■ 약간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힘 이번 시승코스는 목포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왕복 2차선의 시골길부터 시원하게 쭉 뻗은 왕복 4차선 고속도로까지 다양하게 차의 성능을 맛볼 수 있도록 짜여 있었다. 뉴 SM3는 코스 전반에 걸쳐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이 차는 르노-닛산의 시(C)-플랫폼을 사용한 첫 차량이고 심장인 에이치포엠(H4M)엔진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최신 엔진이다. 그 때문에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아주 단단한 유럽형 승차감을 기대했으나 의외로 상당히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매우 단단하지도 매우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절충선에 위치한 느낌이다.
뉴 SM3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힐 만한 것은 부족한 출력이다. 최고출력은 112마력, 최대토크는 15.9㎏·m로 아반떼나 포르테(124마력)에 비해 떨어진다. 그런데다 차가 커져 공차중량(1250㎏)도 경쟁차(포르테 1187㎏)에 비해 무겁다. 실제로 몰아보니 확확 치고 나가는 맛이 좀 떨어졌다. 가속도 시속 100㎞까지는 무난했지만 그 이상에선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편안하게 운행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뛰어난 핸들링 덕분에 운전하는 맛도 상당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가속력이 떨어져도 실내공간이 넓은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된다.
르노삼성 장 마리 위르뛰제 사장은 지난 19일 시승회 때 기자회견에서 “뉴 SM3가 준중형차 1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보니 이 차는 패미리카로 중형차를 사기에는 차량 가격과 유지비가 모두 부담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차량이다. 그리고 그 소비자층이 얼마나 움직여 주느냐에 이 차의 성패가 갈릴 터이다. 사전계약에서 사흘 만에 3660대가 계약돼 출발은 좋다. 경쟁 차종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 판매 확대에는 약간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출시는 7월3일로 예상되며 차량 가격은 1400만원~1800만원대다.
목포/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뉴 SM3는 동급 최대이자 중형차 못잖은 넓이의 뒷좌석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사진은 뒷좌석을 앞으로 접어 큰 짐도 실을 수 있게 하는 폴딩시트. 르노삼성 제공
뉴 SM3 제원
목포/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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