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작년보다 8.9%↑…현지 전략형 모델 통한듯
국내 자동차 업체의 올해 상반기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국외 공장의 생산·판매 물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자동차업계의 집계 결과를 보면, 국외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1~6월 국외 공장에서 만들어 판 자동차 대수는 82만3005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8.9% 늘어난 것으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상반기 전체 국외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9.4% 감소한 178만 4780대에 그쳤다.
이는 각 업체들은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것보다 현지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국외 판매량 중 국외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53.2%에 이르렀다.
세계 시장을 노리고 그 나라 사정에 맞는 현지 전략형 모델을 개발해 현지에서만 생산하는 추세가 확산되는 것도 국외 생산·판매 물량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전략형 모델로는 현대차의 i10, i20, 중국형 아반떼, 쏘나타, 기아차의 씨드 등이 있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중국·인도·터키·체코 등 5개국에, 기아차는 중국·슬로바키아 등 2개국에서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내년 초에 조업을 시작하면 국외 생산·판매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국외 생산을 통해 현지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중국과 인도 등 자동차 수요가 유지되는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는 점도 현지 생산량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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