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시승기
경차는 누가 타는 차일까? 돈 없는 사람이 타는 차? 몸집이 조그만 사람이 타는 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사진)는 온몸으로 주장한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감각적인 사람들이 타는 차다.’
다음달 1일부터 판매될 지엠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26일 경남 창원 지엠대우 공장 인근에서 시승해봤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스타일이다.
외형부터 유별나다. 대형차보다도 더 커 보이는 다이아몬드를 닮은 헤드라이트, 울퉁불퉁 튀어나온 차 옆라인, 창문 옆에 붙어 있는 뒷문 손잡이.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속도감을 중시하는 차들이 주로 채택하는 ‘3-스포크’(핸들 바깥 손잡이와 중앙 경음기 부분을 연결하는 다리가 3개인 방식) 핸들 위로 떡하니 보이는 것은 모터사이클과 꼭 닮은 클러스터(속도와 연료 등을 표시하는 장치)다. 일견 조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눈에 잘 들어오고 무엇보다 ‘튀었다’. 오디오와 에어컨 조절 부분은 간결하면서도 예쁘다. 특히 아이스 블루 조명은 은은하면서도 눈에 쏙 들어온다. 김태환 지엠대우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스타일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럴만하다.
구동 성능은 나쁘지 않았다. 물론 최대출력 70마력의 995㏄ 엔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될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분당 회전수(RPM)가 치솟긴 하지만 확 튀어나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속 100㎞ 내의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엔진 성능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뛰어난 승차감이다. 엔진 소음은 아주 작았고 핸들링감도 좋았다. 서스펜션은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으로 운전하는 동안 아주 편안했다. 급격하게 커브를 돌아도 차가 크게 기우뚱거리지 않았다.
실내공간은 널찍하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리 좁지도 않았다. ‘버킷 시트’(좌석 양 끝 쪽이 튀어나와 차가 흔들릴 때 몸을 잡아주는 좌석) 방식의 좌석은 몸에 꼭 맞았고 다리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다만 왼쪽 발을 둘 데가 마땅치 않은 점은 아쉽다. 뒷좌석은 등받침을 약간 눕힌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을 생각하면 되겠다. 넉넉하진 않지만 장거리가 아니라면 문제될 게 없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게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사실 몸으로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바로 뛰어난 안전사양인데, 동승석 에어백은 물론 사이드와 천장까지 덮는 커튼에어백까지 장착할 수 있고 동급 최초로 차체 하부에 에이치(H)자 형태의 초고장력 바를 적용해 측면 층돌까지 염려했다. 릭 라벨 지엠대우 부사장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안전”이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경차의 진화는 대충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뭐가 더 추가된다면 그건 이미 경차라고 부르기 힘든 차가 될 것이다. 지엠대우는 1주일만에 사전계약이 5000대를 넘겼다고 밝혔다. 차만 봐서는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가격 906만~1089만원. 창원/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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