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가 다시 웃기 시작했다
큰차 ‘개별소비세 인하’ 약발 떨어져
모닝, 지난달 홀로 판매량 20% 늘어
9월 마티즈 신차도 ‘인기몰이’ 가세
모닝, 지난달 홀로 판매량 20% 늘어
9월 마티즈 신차도 ‘인기몰이’ 가세
자동차의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이 지난 6월로 끝나면서 차급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개별소비세가 환원됨에 따라 차량 가격이 다시 수십만원씩 올라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던 차량들의 판매량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원래부터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는 경차는 도리어 판매가 늘어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다시 경차시대가 열릴까.
■ 7월, 모닝만 웃었다 차급별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차들의 7월 판매량을 보면 6월에 비해 판매량이 확 줄었다. 소형차 판매 1위인 기아차 프라이드는 지난 6월 2034대가 팔렸지만 7월에는 1212대가 판매돼 40.4%나 판매량이 떨어졌다. 준중형차 1위인 현대차 아반떼는 6월(1만2993대)에 비해 7월(1만394대)이 20.0% 낮아졌다. 중형차 쏘나타 역시 17.1%, 준대형차 그랜저는 35.4%, 대형차 제네시스는 39.9% 줄어들었다. 이 와중에도 경차 판매 1위인 모닝은 도리어 판매대수가 늘어났다. 6월에 8220대였던 판매량은 7월 9891대를 기록해 20.3% 높아졌다. 거의 1만대에 육박하는 수치로, 지금까지 어느 경차도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하지 못했다. 이런 판매상황은 8월에도 이어지고 있어 경차는 당분간 자동차시장에서 고속질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 선택의 폭 넓어졌다 구형 800㏄급 지엠대우 마티즈 한 차종만 있던 경차시장에 지난해 모닝이 등장한 것은 경차시장의 파이를 크게 키울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배기량 1000㏄ 엔진까지 경차로 인정되기 때문에 출력이 높아지고 차도 더 커질 수 있었다. 모닝 판매는 지난해 8만4117대(전년대비 196.4% 급증)였고 올해도 7월까지 누적 5만9635대로 지난해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올 1분기에는 2만3136대가 팔려 쏘나타와 아반떼를 제치고 최고 베스트셀링차로 등극하기도 했다. 지난해 경차 전체로 보면 2007년(5만3793대)에 비해 149.7%(13만4303대) 판매가 늘어났다. 이런 경차 판매 신장은 다음달 지엠대우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시장에 등장하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초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모닝의 엘피지(LPG) 모델인 모닝 엘피아이(LPi)도 출시돼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모닝 엘피아이는 비교적 저렴한 엘피지를 사용하고 연비도 13.4㎞/ℓ(자동변속기 기준)로 17.4㎞/ℓ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경제성이 더욱 돋보인다.
■ 준중형 못잖은 편의시설 요즘 경차들의 내외부 디자인과 편의시설은 경차라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지난 6월 출시된 2010년형 모닝의 내외부는 15인치 ‘블랙 럭셔리 휠’, 더 커진 아웃사이드 미러(백미러), 가죽 스티어링 휠(핸들) 등 준중형급 수준으로 좋아졌다. 특히 모닝 스페셜 모델의 경우는 스포티함을 강조한 범퍼, 기아 패밀리룩을 적용한 크롬 그릴, 알루미늄 페달 패드 등 다양한 전용 장식물을 덧붙였다. 물론 그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모닝 스페셜 모델 자동변속기 기준 1048만~1107만원) ‘무늬만 경차’라는 시선도 없진 않다. 하지만 실용성과 개성을 함께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구입을 검토해볼 만하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차급별 1위 차종 판매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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