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몽고메리/연합뉴스
8월 판매실적 잠정집계…5위 진입여부 주목
현대·기아차가 이달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판매 실적으로 점유율 8%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28일 북미 시장에서의 8월 판매실적을 잠정 집계했더니, 현대차가 5만4000대, 기아차는 4만대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앞서 올해 최고기록은 현대차가 4만6000대, 기아차는 2만9000대였다. 이달 차종별 판매를 보면, 현대차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1만8000대로 지난달(1만대)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베르나(수출명 엑센트)도 8500대가 팔려 전달에 비해 2000대 정도 늘어났다. 기아차는 스포티지가 8000대(7월 7000대)로 선전했고 쏘울은 월 평균 3500대에서 이달엔 5800대나 팔려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미국에서 7만4898대 판매로 점유율 7.5%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 점유율은 사상 첫 8%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시장 5위 진입도 관심거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닛산(점유율 7.2%)을 제치고 북미시장 6위에 올라섰다. 5위는 8만8900대를 팔아 점유율 8.91%를 차지한 크라이슬러였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호조는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가운데서도 소형차 중심의 경제성 높은 차량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실직할 경우 할부금을 대신 내주는 ‘어슈어런스 플러스’, 휘발유 가격이 높아지면 차액을 보상해주는 ‘가스 록 프로그램’ 등 과감한 마케팅 기법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미국 정부가 지난 24일까지 한 달 동안 실시한 ‘중고차 현금보상’도 현대·기아차에 큰 수혜를 줬다. 이 정책은 오래된 차를 폐차하고 연비가 좋은 차로 교체할 경우 정부가 현금을 보상하는 것인데 현대차는 이 프로그램으로 판매된 차량 중 7.2%를 차지해 6위, 기아차는 4.3%로 8위를 차지했다. 둘을 합치면 11.5%로 매우 높은 점유율이다.
지난 25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판매 현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와 현장 직원, 그리고 한국 직원과 현지 직원이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 격려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정 회장은 이번 주말 귀국할 예정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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