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EF·NF·YF… 자동차 별명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개발 프로젝트명’이 별명으로 이어진 경우 많아
첫 알파벳 의미없고 두번째 알파벳은 사이즈 뜻해
첫 알파벳 의미없고 두번째 알파벳은 사이즈 뜻해
지난 17일 출시된 6세대 신형 쏘나타의 공식 명칭은 ‘쏘나타’ 단 세글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차를 ‘와이에프(YF) 쏘나타’라고 부른다. 오랜 개발기간 프로젝트명인 ‘와이에프’라고 불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슨 특별한 뜻이라도 담긴 것일까.
현대차는 중형급 승용차의 뒤에 에프(F)로 끝나는 개발명을 계속 써왔다. 이에프(EF)에서 엔에프(NF), 와이에프(YF)까지 모두 그렇다. 하지만 그 앞에 붙는 이(E), 엔(N), 와이(Y)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 현대차 쪽의 설명이다. 종전에 개발 중인 차들과의 중복을 피하고 어감이 괜찮은 코드명을 찾다보니 그렇게 정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의 이봉환 전무는 “보통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차종이 수십개나 되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면서 이름을 붙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회사들은 대개 3~5년 걸리는 신차개발 과정에서 ‘프로젝트명’을 붙인다. 이름을 지을 때 어느 정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알파벳으로 이뤄진 프로젝트명 앞자리는 편의상 붙이지만, 뒷자리는 에이비시디(ABCD) 차례대로 차 크기를 나타낸다. 예컨대, 경차인 기아차 모닝의 개발명은 ‘에스에이’(SA), 소형차인 프라이드는 ‘제이비’(JB), 현대차 베르나는 ‘엠시’(MC), 준중형차인 아반떼는 ‘에이치디’(HD)다. 중형차는 ‘에프’, 준대형차는 ‘지’(그랜저 XG, TG, 기아차 VG), 대형차는 ‘에이치’(제네시스 BH, 오피러스 CH), 초대형차는 ‘아이’(에쿠스 VI), 스포츠카는 ‘케이’(제네시스 쿠페 BK, 포르테쿱 XK)라는 식이다. 지엠대우는 차 크기를 나타내는 알파벳 뒤에 순서대로 숫자를 붙인다. 라세티는 ‘제이250’, 라세티 프리미어는 ‘제이300’이다. 르노삼성도 비슷하다. 큐엠(QM)5는 ‘에이치(H)45’, 신형 에스엠(SM)3는 ‘엘(L)38’이었다.
신차를 프로젝트명으로 부르는 것은 이제 일부 자동차업계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당연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쏘나타다. 이에프(EF) 때는 아예 프로젝트명을 이름으로 붙였다. 그 뒤 나온 엔에프(NF) 때는 쏘나타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엔에프라고 불렀다. 현대차 그랜저 또한 많은 사람들이 티지(TG)라고 부른다.
인기 차종을 보유한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를 낼 때 이름을 갈아치우기 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차원에서 차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이나 일본의 차 업체들은 동급 차량에 세대만 구별할 뿐 수십년씩 같은 이름을 붙이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우리나라에선 1985년에 처음 등장한 쏘나타를 쏘나타2, 쏘나타3, 이에프쏘나타 따위로 부르다가 2004년 나온 5세대부터 ‘쏘나타’란 차명을 달아줬다. 그사이 쏘나타의 경쟁차는 대우차가 프린스-레간자-매그너스-토스카로, 기아차가 콩코드-크레도스-옵티마-로체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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