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 탐방기
경주팀 차고까지 관심 집중
“기술향상 위해 적극 참여를”
내년 10월엔 한국 영암에서
경주팀 차고까지 관심 집중
“기술향상 위해 적극 참여를”
내년 10월엔 한국 영암에서
세계 3대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이 열린 지난 27일 싱가포르 마리나 해변 주위는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붐볐다. 경기 시작 전 유명 자동차 제조회사인 ‘페라리’가 운영하는 경주팀 ‘페라리팀’의 정비소(피트)에 들어서자 각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엔지니어 10여명이 경주에 출전할 자동차 옆에서 이것저것 점검하는 모습이 보였다.
포뮬러원은 경기 자체 뿐 아니라 페라리, 베엠베(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차 기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회사들이 운영하는 각 경주팀의 차고도 구경거리다. 어느 팀이 어떤 엔진과 장비를 쓰는지, 어떤 주행 전략을 쓰는지 세세한 정보도 관심이 된다. 차체와 장비, 엔지니어들의 옷에는 쉘, 에이엠디(AMD) 등 각종 기업의 로고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포뮬러원 대회는 자동차 관련 기업에겐 자사의 기술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이자 이를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홍보할 수 있는 계기다. 현재 포뮬러원에 타이어를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는 브리지스톤이 좋은 사례다. 1990년대 중반 유럽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브리지스톤은 포뮬러원에 타이어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인지도와 판매를 모두 늘렸다. 야스카와 히로시 브리지스톤 모터스포츠 마케팅담당 임원은 “세계 6억명의 포뮬러원 팬들에게 우리 기업 이미지를 보여주는 효과만 따져도 200억엔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주용 자동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운전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연구개발은 기업의 기술력이 된다. 빗속에서 경기가 치뤄질 때 사용하는 고성능 ‘웨트’ 타이어를 위해 개발한 브리지스톤이 관련 기술을 고스란히 일반 자동차에 적용한 것이 좋은 사례다.
포뮬러원의 세계가 밝고 화려한 것만은 아니다. 가끔씩 터지는 승부조작 추문도 골치거리다. 유럽지역이 중심이 된 ‘가진 자들의 돈잔치’라는 인식의 벽도 없지 않다. 그러나 포뮬러원은 여전히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다.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모터 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기업도 포뮬러원에 적극 참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만큼, 이를 선뜻 감당하겠다고 나설 기업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 10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포뮬러원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글·사진 싱가포르/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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