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12% 기록…미 업체들 마케팅 강화도 영향
올 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던 현대·기아차의 상승세가 지난달에 주춤했다.
지난 8월 8%까지 올라섰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9월 7.12%로 뒷걸음쳤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E)·크라이슬러·포드 등 미국의 ‘빅3’ 점유율은 41.1%에서 44.5%로 올라갔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실시했던 ‘폐차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미국 시장 점유율이 5%대였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꾸준한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다, 폐차 지원 프로그램이 실시된 지난 7~8월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현대·기아차를 상대적으로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안수웅 엘아이지(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폐차 지원 프로그램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었던 현대·기아차가 프로그램 종료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점유율 변화를 겪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는 “미국 업체들이 현대·기아차에 빼앗겼던 점유율을 되찾아오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점유율 변화는 이에 대한 징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한 달치 통계만으론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며 “내년 초까지 대대적인 신차 출시 계획이 있어 미국 시장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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