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선보인 현대·기아차 신차
도요타 등 수입차 공세에 국내시장 각축전
손실보장제 도입 등 차원 높은 서비스 전략
손실보장제 도입 등 차원 높은 서비스 전략
“이대로 안방을 내줄 수는 없다.”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상륙한 뒤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도요타의 베스트셀링카인 캠리의 경우 혼다의 어코드와 경쟁 모델일 뿐 아니라 현대차 쏘나타, 그랜저와 등과도 시장이 겹친다. 그동안 내수시장의 80%를 점유해온 현대·기아차는 안방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한 단계 높은 고객 서비스를 ‘수성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판매와 사후관리 네트워크와 서비스 등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따라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수입차들의 공세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한국형 어슈어런스(보장)’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대차 ‘블루(BLU)’ 멤버스에 가입한 고객 가운데 정상 할부 및 현대캐피탈 오토론을 이용한 고객들에게 새 차를 산 뒤 1년 동안 차량 사고와 비자발적 실업에 대한 손실을 보장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새 차 무상 교환 서비스,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에 대한 지원 서비스, 실업 위로금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기아차 역시 1년 이내에 실직 또는 파산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 1년분의 할부금을 돌려주는 ‘실직자 지원 할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1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할부구매나 리스 고객들에게 1년 안에 실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차량 유지가 어려울 경우 무상으로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1년 동안 1갤런당 1.49달러로 기름값을 보증해주는 보장 프로그램까지 더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미국의 ‘빅3’ 업체들로부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었다.
차 판매시장에서도 공격이 최선의 방어 전략으로 쓰일 때가 많다. 현대·기아차가 이달 들어 새 차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차종별로 10만~50만원까지 늘렸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략’에 집중해왔다. 세계시장에서 높아진 품질에 견줘 브랜드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규모 스포츠 마케팅,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으로 브랜드 가치 높이기가 대표적이다.
이제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수입차들이 국내 시장에 봇물 터지듯 밀고 들어오면서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에서처럼 경쟁 업체들과 각축전을 벌이는게 불가피하게 됐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내년이면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수입차의 위력이 더 세진다”며 “국내 업체들도 사후관리 강화 등 고객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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