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
국토부 평가…외제차 2종, 국산차와 차이 없어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된 차량 가운데 기아 ‘쏘울’과 현대 ‘에쿠스’가 가장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혼다 어코드와 벤츠 C200K 등 수입차는 국산차와 비슷하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안전성이 뒤떨어졌다.
11일 국토해양부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2009년도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 대상은 국산·수입차 10대로 소형급에서는 기아의 쏘울·포르테, 지엠(GM)대우 라세티가, 중형급은 현대 제네시스 쿠페, 벤츠 C200K, 혼다 어코드가 선정됐다. 대형급에는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W, 대형 레저용(SUV)으로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 베라크루즈가 평가를 받았다.
국토부는 안전한 자동차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에는 처음으로 평가 내용을 반영한 ‘올해의 안전한 차’도 발표했다. 그 결과, 쏘울과 에쿠스가 선정됐으며 중형급에서는 기준을 충족하는 차종이 없었다.
평가 내용을 보면, 정면·측면·부분정면 충돌 등 세 분야의 안전성 평가에서 대다수 차종이 최고 점수인 별(★) 5개를 받았다. 정면충돌에서는 C200K가 유일하게 차량의 앞좌석 두 곳이 모두 안전성에서 별 4개를 받았다. 측면 안전성에서는 제네시스 쿠페와 어코드만 별 4개를 받았다. 쏘렌토와 베라크루즈는 차체가 높아 측면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 올해 평가에서는 ‘부분정면충돌’ 평가도 새로 추가됐다. 시속 64㎞로 차량 정면의 40%만 충돌시킨 후 안전성을 확인하는 평가다. 이 평가에서는 제네시스 쿠페만 운전자석 안전성에서 별 4개를 받았고, 나머지 차량은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후방 충돌로 나타나는 탑승자의 목 부상 정도를 보는 ‘좌석 안전성 평가’와 보행자가 차량에 부딪혔을 때의 피해 정도를 보는 ‘보행자 안전성 평가’에서는 점수 편차가 나타났다. 좌석 안전성 평가에서는 포르테·라세티·베라크루즈가 최고 점수를 받았으나, C200K는 별 3개, 제네시스 쿠페는 별 2개를 받았다. 보행자 안전성 평가에서는 모든 차종이 별 3개 이하를 받았다. 별 3개를 받은 차종도 3개(포르테·에쿠스·쏘렌토)에 그쳤으며, C200K와 제네시스 쿠페는 별 1개의 최하점을 받았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오는 2013년부터 차량 제작 시 기준을 둔 보행자 보호 규정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번 평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안전성과 기술력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진 수입차가 국내차보다 안전도 측면에서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C200K는 정면·측면 충돌과, 좌석 안전성 등에서 대부분의 국내차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유럽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혼용하고 있는 우리의 평가 방식은 선진국과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 평가가) 국산차와 수입차의 안전도에서 어느 쪽이 좀더 우수한가에 대해 약간의 변별력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 와이에프(YF)소나타와 르노삼성의 에스엠스리(SM3) 등 9월 이후 국내에 출시된 차량이 평가에서 제외된 데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된 신차를 기준으로 평가해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소비자가 평가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상반기·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평가를 진행해 발표하고, 평가 차량의 ‘안전성 종합 등급’도 밝힐 예정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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