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4륜구동·특수엔진 특징…‘가격파괴’ 바람 거세져
일본의 대중차 브랜드인 스바루가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우리나라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이로써 마쓰다를 제외한 일본 브랜드는 모두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스바루의 가격정책에 따라선 국산차와 수입차의 판매 경쟁도 더 격화할 전망이다.
스바루는 오는 21일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 진출을 선언한다. 정식 판매는 딜러망 등을 확충하고 난 뒤인 4~5월께 시작된다. 가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도요타나 혼다 등 다른 일본 수입차의 대중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에서 정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되는 차종은 중형 세단인 ‘레거시’(사진), 중형 스포츠실용차(SUV)인 ‘포레스터’와 ‘아웃백’ 등이다. 고성능 스포츠 해치백인 ‘임프레자’의 도입은 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스바루의 차들은 특유의 수평대항 ‘박서엔진’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며 모든 차에 4륜구동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스바루 마니아들이 적지 않다. ‘박서엔진’은 자동차에 보통 사용하는 브이(V)형 엔진처럼 피스톤이 비스듬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만 움직인다. 피스톤의 움직임이 마치 권투선수가 좌우로 스트레이트 펀치를 내뻗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박서엔진’으로 불리는데 스바루와 포르셰가 이런 방식의 엔진을 사용한다. 진동이 좌우로만 오기 때문에 차량의 떨림을 잡기가 쉽고 안정적이다.
스바루의 진출로 수입대중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닛산, 미쓰비시, 도요타 등 일본 대중차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 진출한데다 가격경쟁도 거세지고 있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캠리는 3490만원이라는 수입차치고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은 뒤로 최근 닛산이 대표 차종인 알티마의 가격을 300만원이나 내린 3390만~3690만원으로 조정하고, 미쓰비시도 준중형급 세단인 랜서를 360만~600만원 내린 2750만~2990만원에 내놓는 등 수입차의 ‘가격파괴’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스바루 레거시의 가격도 3500만원 미만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부쩍 오른 국산차의 가격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가 점점 좁혀지면서 국산차의 고급사양과 수입 대중차들 간의 경쟁도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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