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삼양옵틱스 전기차 사업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미국 전기차업체인 잽(ZAP)의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삼양옵틱스, 수입판매·기술제휴 계획
광학렌즈를 만드는 업체가 외국의 유명 전기차 브랜드를 들여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올해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허용되고 전기차 실증사업이 예고된 가운데, 전기차 영역에서 점차 새로운 사업자들이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광학 전문회사인 삼양옵틱스는 27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미국 전기차업체인 잽(ZAP)의 전기차 론칭쇼를 열어, 앞으로 미국·중국 회사와 제휴해 한국형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판중인 잽의 전기차와 양산 예정인 전기차 등 전기차 8종류를 선보였다.
잽은 지난해 미국·유럽·중동·남미 등 75개국에서 11만여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전기차 전문회사다. 납축전지를 사용해 최고 시속 65㎞를 내는 도심형 3륜 저속전기차 ‘제브라’를 양산하고 있으며, 2인용 트럭·5인용 밴 등의 전기차도 만든다. 또 올해에는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한 5도어 스포츠실용차를 전기 택시로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양옵틱스는 우선 잽의 전기차를 국내에 들여와 정부기관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제브라는 미국 현지에서 1만1700달러에 팔리고 있으며, 전기 택시의 가격은 2만~3만달러가량으로 예상된다. 1000㎞ 주행에 드는 유지비는 1만3500원 수준이라고 삼양옵틱스는 밝혔다.
삼양옵틱스는 잽 전기차의 수입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이날 삼양옵틱스와 미국의 잽, 로토블록(Rotoblock), 중국의 유에프오(UFO) 등 4개 회사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회사인 잽, 모터 업체인 로토블록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유에프오가 보유한 전기차 양산 라인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가진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는 4월까지 100대를 우선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양옵틱스 쪽은 “현재 잽의 전기차는 일반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이 가능하며, 한국형 전기차는 국내 전기차 인프라 구축 흐름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양옵틱스 관계자는 “외국 유명업체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우선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뒤, 자체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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