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출시를 앞둔 스바루코리아가 19일 경기도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스바루 제공
‘아웃백’, 경사 22도 스키슬로프도 ‘거뜬히’ 주행
강점 살리기엔 출시 늦어…가격책정에 성패 달려
강점 살리기엔 출시 늦어…가격책정에 성패 달려
“어, 어…. 저거 저거.”
스바루의 크로스오버 차인 ‘아웃백’이 경사 22도의 고급자용 스키 슬로프를 거침없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주변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스키장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터이다. 아래에서는 별로 가파르게 보이지 않던 슬로프도 직접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처럼 보인다는 것을. 400m 정도 올라간 아웃백은 천천히 후진하다가 방향을 다시 틀어 눈밭을 가르며 스키를 타듯이 지그재그로 아래로 내려왔다. 운전을 했던 일본의 프로 랠리 드라이버 고니시 시게유키조차도 차에서 내리면서 “베리 스케어리”(정말 무섭다)를 연발했다. 그의 옆자리에 탔던 스바루코리아 관계자 얼굴은 완전히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오는 4월 한국 시장에 정식 출범하는 스바루코리아가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이색적인 눈길 시승회를 열었다. 무게중심이 낮은 박서(H)형 엔진과 4륜구동 덕분에 높은 주행안정성을 자랑하는 스바루의 강점을 맘껏 자랑하는 자리였다.
초급자 코스에서의 눈길 시승은 중형세단인 레거시를 이용했다. 레거시는 경사 13도 정도의 초급자 슬로프를 거침없이 올라갔다. 조금씩 미끄러지기는 했지만 일반 승용차였다면 움직이는 게 불가능한 길을 무리없이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눈이 두껍게 쌓인 평지 시승은 스포츠실용차(SUV)인 포레스터와 아웃백이 동원됐다. 프로 레이서가 운전할 때와 달리 생각만큼 방향 전환이 자유롭지 않았고 대부분의 기자들이 레이서가 만들어 놓은 추천 코스를 벗어나서 다시 길을 만들며 좌충우돌했다. 하지만 이날 기온이 따뜻해 눈이 많이 녹아 운전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제 눈 오는 겨울은 다 끝났다. 스바루의 강점인 눈길 안정성으로 승부하기에는 4월이라는 출시 시점이 너무 늦다. 스바루 쪽은 ‘빗길에도 강한 4계절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결국 승부는 가격에서 날 것으로 보인다. 스바루는 아직 국내에서 너무나 생소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격산정이 만만치 않다. 대표 차종인 레거시는 일본이나 미국 모두에서 쏘나타나 도요타 캠리보다 가격이 50만~100만원 정도 비싸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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