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감독·정부개혁위원회의 도요타자동차 리콜 관련 청문회에서 댄 버튼(왼쪽) 의원과, 대럴 이사(가운데) 의원, 에돌푸스 타운스(오른쪽) 위원장이 도요타자동차 사장의 증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요다 사장 청문회 참석
‘문화 차이’ 분석도
‘문화 차이’ 분석도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까?”(마시 캡터·민주·오하이오)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도요다 아키오 사장)
“그 말이 숨진 사람들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들리지 않는군요.”
“도요타 운전자들이 겪은 사고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24일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한 ‘도요타 청문회 2라운드’는 한 편의 권투경기 같았다. 미국 의원들은 수없이 공격을 퍼부었지만, 도요다 사장은 이리저리 몸을 피해 비켜나갔다.
도요다 사장의 철저한 준비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여러 차례 “죄송하다”고 했지만, 답변은 절제됐고, 표정은 담담했다. 직선적인 미국식 질문에 도요타 사장은 완곡한 표현으로 일관했다. 의원들은 “예, 아니오로 대답하시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도요다 사장의 말에) 1년 이내냐, 그 이상이냐?”고 답답한 듯 따지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양국의 문화 차이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기도 했다. ‘문화의 충돌’이란 표현까지 썼다.
의원들은 그를 향해 “끔찍하다”, “당신 때문에 당혹스럽다”, “캠리와 프리우스가 비행기였다면 이륙금지 조처에 처해졌을 것”이라고 3시간 동안 거세게 몰아세웠다. 폴 캔조스키 의원(민주·펜실베이니아)은 “우리가 이런 회사를 용서하고, 그들이 우리 국민들을 죽게 내버려둬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기업 관련 사고가 났을 때 대표들이 고개를 깊이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은 흔하다. 하지만 그들이 정치인들 앞에 서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미국의 기업인들은 고개를 숙이진 않는다. 대신 그들은 로비스트와 법률가를 고용하고, 의원들의 ‘모욕적인’ 심문도 기꺼이 껴안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요다는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르려 했지만 확실한 약속과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와 같은 모호한 일본식 상투어를 자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도요타 사태는 경제통합으로 인한 ‘세계화’의 한 단면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로 아직도 각 나라가 얼마나 서로 먼지 보여줬다”며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일본에서 기업 관련 사고가 났을 때 대표들이 고개를 깊이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은 흔하다. 하지만 그들이 정치인들 앞에 서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미국의 기업인들은 고개를 숙이진 않는다. 대신 그들은 로비스트와 법률가를 고용하고, 의원들의 ‘모욕적인’ 심문도 기꺼이 껴안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요다는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르려 했지만 확실한 약속과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와 같은 모호한 일본식 상투어를 자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도요타 사태는 경제통합으로 인한 ‘세계화’의 한 단면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로 아직도 각 나라가 얼마나 서로 먼지 보여줬다”며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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