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 업체별 점유율 추이
3월 미국판매 2위 탈환…무이자할부·할인 효과
소비자소송 등 불씨 여전…현대·기아도 순항 중
소비자소송 등 불씨 여전…현대·기아도 순항 중
지난 1월말 도요타가 가속페달 결함 차량 230만대를 리콜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도요타 사태’가 두달만에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제품 신뢰도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던 도요타는 3월 한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만 지난해 3월에 견줘 41% 늘어난 18만6873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자동차전문 뉴스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의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 집계를 보면, 지난달 지엠이 18만8011대를 팔아 1위 자리를 차지했고 도요타는 2위에 올랐다. 지난 2월 12년만에 1위 자리에 올랐던 포드는 다시 3위(18만3425대)로 내려앉았다.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 12.8%까지 하락했으나 3월 들어선 예년 수준인 17.5%로 상승했다.
커다란 위기에 맞닦뜨린 것 같던 도요타가 이처럼 급격하게 판매를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달 실시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 이후 5년 무이자 할부, 가격인하 등을 내세워 활발한 판촉 활동을 펼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치(현지시각) 기사에서“도요타의 할인과 무이자 할부가 잠재적인 안전 문제를 이겼다”고 평가했다. 도요타 미국 판매법인 부사장인 돈 에스몬드는 “우리 차량과 브랜드의 안전과 신뢰성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을 반영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한편, 지엠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체면치레를 했으나 역시 과감한 할인 정책 덕분으로 보인다. 미국의 차량 가격비교 사이트인 에드문즈닷컴(edmunds.com)이 추산한 결과, 지난달 지엠의 평균 할인금액은 3519달러로 역대 최고였던 도요타의 할인금액 2256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이런 출혈경쟁이 언제까지 가능할 지는 미지수인데다가, 특히 도요타의 경우 협력업체들의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아직 계속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집단소송도 진행되는 등 위기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의 부침과는 상관없이 계속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3월 지난해 같은달보다 18% 증가한 7만7524대를 팔아 점유율 7.3%를 기록했다. 3달 연속 7%대다. 특히 신차들이 판매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현대차 쏘나타(YF)는 1만8934대가 팔려 2년새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미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기아차 쏘렌토도 9156대를 파는 등 호평을 받고 있고, 투싼도 2000대 미만이던 판매실적이 3000대를 넘기며 순항중이다.
3월 미국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실적은 106만대를 넘겨 지난해에 비해 24%나 상승했다. 이는 각사가 치열한 판촉전을 벌인데다 미국 경기가 차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형섭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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