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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친환경차 주변엔 레이싱걸만 ‘쓸쓸히’

등록 2010-05-11 10:15수정 2010-05-11 11:39

현대자동차 전시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왼쪽)과 관람객 없이 전시되어 있는 친환경자동차들
현대자동차 전시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왼쪽)과 관람객 없이 전시되어 있는 친환경자동차들
베이징 모터쇼서 ’그린’은 중국 소비자 관심 밖

■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착한경제> 바로가기
한중일기업의 CSR을 연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던 중 ‘오토 차이나 2010′ (11회 베이징 모터쇼)를 관람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환경문제가 현안이 되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자동차를 골고루 구경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중국소비자들의 관심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있었습니다.

제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려는 듯이 베이징국제전람센터에는“Imagining the Green Future(녹색미래를 꿈꾸며)”의 테마 아래 “블루 드라이브”, “블루 모션”, “드라이브 그린”,”배기가스 제로”등 친환경 구호들이 전시장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었습니다.전시회에 출품 된 990개의 차종 중 전기차, 하이브리다차량, 연료전지차 종류가 95종에 달하니 그 규모가 과히 작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놀라운 것 중 하나가 해외 메이저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업체까지 친환경자동차 양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베엠베(BMW)는 미래형 전기차인 “액티브 E”콘셉트차를, 도요타는 “FCX Clarity”를 출품했다고 합니다. 폴크스바겐(Volkswagen)은 소형전기차 “이-업(E-up)”을 닛산(Nissan)은 풀 충전시 시속 16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리프(LEAF)”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인 비야디(BYD)도 전기차 “e6”,하이브리드 차량”F3DM”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디젤하이브리드 콘셉트차인 “아이플로우(i-flow)”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차인 “블루윌(BLUE WILL)”, 수소연료전지차 “투산ix”와 저탄소차량인 “i30 Blue” 등을 내 놓아 친환경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전시장 내에서 현대의 “블루윌”과 “아반테 하이브리드”, 기아의 리튬전지 콘셉트차인 “벤가(Venga)” 등 친환경자동차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밖에 있는 듯 보여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던 전시장 내에서 유독 친환경자동차 주변만 썰렁했다면 중국인들의 반응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관람객 없이 외롭게 서 있는 자동차와 레이싱걸이 쓸쓸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2008년 중국 CSR 싱크탱크인 싱타오(Syntao)에 방문했을 때 총괄책임자였던 궈페위안(Guo Peyian)이 “중국 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중국소비자의 경우 제품구매의 결정적 요인이 가격이라 기업이 사회책임경영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을 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야 소비하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책임있는 소비를 강요하는 것이 조금은 무리일까요?

하지만 미국을 넘어 자동차 판매 시장 1위를 거머쥔 중국입니다. 전세계에서 작년에 판매된 약6000만대의 자동차 중 136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되었고, 내년에 판매될 자동차의 수가 200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인은 6천만대 가량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 수준의 보급률(6명당 1대)에 다다른다면 2억대에 가깝게 늘어날 것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는 곧바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에너지 소비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는 더욱 심각해 지겠지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중국소비자의 환경을 생각하는 책임소비는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하면 1930년 대공항 이후 소비자와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경제행위”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경제, 환경, 사회적 의미까지 고민하고 있으며 그러한 고민은 사회책임을 이행하는 기업의 제품구매로까지 이어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책임혁명’이라 설명하며, 소비자의 변화 없이는 결코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라 말합니다.

사실상 기업의 ‘책임혁명’은 전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책임혁명’을 위한 중국소비자들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업의 ‘책임혁명’은 소비자들의 책임소비를 통해서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만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닌 소비자들이 나눠가져야 할 몫이라는 의미입니다. 때로는 소비자가 먼저 책임 있는 소비로 기업과 사회를 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것 만이 기업과 사회, 나아가 전 지구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글보다 숫자가 좋았다. 그래서 경영학에서도 응용통계학을 선택했고 마케팅모델링, 계량경제학으로 관심을 이어갔다. 운명처럼 한겨레경제연구소에 들어와 기업의 사회책임경영(CSR)에 빠져 숫자와 글의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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