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젖은 노면때문인지 초반 가속감 지연
운전자 중심 내부 구조 인상적
운전자 중심 내부 구조 인상적
K5는 스포츠 쿠페 모양을 닮고자 하였습니다. 앞 머리를 길게 내밀고 뒷꼬리를 잘랐습니다. 엉덩이는 약간 치켜 올라가고 창문을 올려 아래턱을 높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높이는 낮춰 모양이 많이 날렵해졌습니다.
기아차 사람들은 K5를 내면서 특히 스타일링에 기대를 많이 표현했습니다. “감히 세계 최고라고 자부… “라는 말이 입 안에서 맴돌다 입을 닫기도 했습니다. 모양만 봐도 재빠르게 치고 나갈 것 같은 태세죠.
기아 사람들이 입을 열고 싶어하는 것은 그 만큼 기대도 있고 자신도 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크레도스 이후 로체, 옵티마, 몇 번씩이나 실패를 했는데 이번에도 실패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것이 이번에야 사건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크레도스의 개발 이후 기아의 성쇠를 봐온 적이 있어 감회가 있습니다.
기아차는 실제로 K5를 몇 번 전시하면서 고객들의 느낌을 떠 보았더니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아주 좋았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몇 번 K5를 보면서 스타일링이 이전 버전과 달리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한 마디로 멋있게 나왔습니다.
지난 24일 강원도 양양 해변에서 K5를 타 보았습니다. 도요타 캠리와 K5를 번갈아 타면서 슬라럼과 약식 드래그 비교를 하고 고성 통일전망대 앞까지 약 130km를 몰았습니다.
도로 사정상 속도를 많이 내지 못했고 급정거나 코너링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주변을 서성거리며 사진이나 찍던 것과 직접 핸들을 잡고 조작을 하면서 쓸어보기도 하고 당기고 밀고 한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지요. 외관과 인테리어도 직접 다루는 느낌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자세한 성능은 차후 다시 포스팅 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간단히 몰아보면서 느낀 몇 가지 점과 K5의 특징을 올립니다.
우선 타면서 느낀 스타일- 첫 인상 그대로 여전히 멋집니다.
동해안에서 해가 넘어갈 무렵을 배경으로 서 있는 K5의 모습에 포스가 드러납니다. 날렵한 전면과 매끈하게 다듬어진 측면 라인, 기아 패밀리임을 나타내는 호랑이 이빨 모양이 잘 어우러져 적어도 디자인 면에서는 흠 잡을 부분을 찾지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전면부는 6각형 모양의 곡선으로 다듬어져 헤드램프를 켜면 눈에서 불을 뿜는 뱀 머리를 연상하게 합니다.
눈가가 쭉 찢겨져 날카롭기는 한데, 가장자리는 아직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이미테이션(폼)입니다. HID 헤드램프가 채용됐죠.
시승차는 2.4 GDI 노블레스 모델로 최대출력 201마력, 토크가 25.5kg-m입니다. 125만원 짜리 네비게이션 옵션까지 포함해 가격이 3090만원 짜리입니다.
에어벤트가 날렵함을 더해 줍니다. 전체적으로 헤드램프, 에어벤트와 도어라인, 테일램프가 일직선으로 흐릅니다.
개인적으로 K5에서 최고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인테리어 구조입니다. 항공기 콕핏 구조를 생각하면서 짰다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 대칭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센터페시아가 편편한 것이 아니라 10도 정도 운전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평소 대부분 차들에서 센터페시아의 불편한 점이 네비게이션을 볼 때입니다. 가운데 매립되어 있어 운전하다가 네비를 보는 것이 불편하다 못해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기울여 놓으니 시인성이 확 높아지더라구요.
센터페시아 뿐 아니라 센터콘솔도 운전자 지향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옆 동승석에 앉은 분은 약간 불편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승용차는 운전자 중심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어… 저는 찬성합니다.
기어시프트도 모양좋게 다시 디자인했죠. 가죽 부츠의 질감도 괜찮고. 틈새를 하이그로시로 처리한 것은 좀……
굵은 바느질 선이 수제의 느낌을 전해주는데요, UBL, 블루투스…
네비게이션 LCD 모니터의 해상도가 대폭 올라갔습니다. 시승코스가 대포항을 거쳐 속초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머플러도 다이내믹한 모양을 잘 갖추었는데 듀얼은 고급 사양만 적용된다는군요.
자 운전석에 꽉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승기가 되겠습니다.
시트는 괜찮습니다. 널널하지 않고 잡아주는 느낌과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부아앙 달려갑 니다. 날씨가 흐리고 노면이 약간 젖은 편.
게다가 지나가는 차들이 많아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러가지를 점검해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기본적인 기능들은 대체로 시험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경쾌하게 달리는 것 같지만,
파도 치고 바람 불고, 비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바닷가를 달리는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달리는 느낌은 우선, 2.4 GDI엔진의 아주 강력한 파워를 느끼기에는 초반 가속력이 약간 더뎠습니다. 풀 엑셀 상태에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약간의 시간을 두고 나타났습니다. 주행 중 가속감은 파워가 느껴지더군요. 초반 가속감이 지연된 것은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역시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최근에 나온 스포티지R의 경우에도 급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미끌리는 느낌이었는데, K5도 제대로 밟아주어도 확 잡아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습한 날씨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브레이크 어시스트가 잡아준다고 하지만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나간다는 느낌이 남았습니다.
핸들링은 감이 좋습니다.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충분히 민첩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비교적 잘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립감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핸들을 자세히 보시면…
패들시프트가 없잖아요. 아쉽습니다. 스포츠 쿠페,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지향하는 K5 정도면 패들시프트 정도는 장착하는 게 필요했을 것 같은데…
주행 테스트를 하기 전에 간단한 슬라럼과 드래그를 했다고 했는데,
캠리와 비교해 달라는 것이 주문이었습니다. 확실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너무 간단히 끝나는 바람에 제대로 비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짧은 테스트 중에도 확실한 차이를 느낀 분(고수들)이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이 이 정도의 테스트로는 차의 특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였습니다. K5가 쏘나타와 유전자를 함께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앞서 쏘나타와 캠리를 비교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짐작했습니다.
해변인데다 바람은 또 어찌 그렇게 세게 부는지.. 얼마나 서둘러 테스트를 했는지 보시죠.
출발지에서 1시간 정도 달렸을까, 목적지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선 다시 기수를 돌려 양양으로 돌아왔죠. 돌아올 때는 교통이 더 혼잡하여 거의 일렬로 도열하는 형태로 도착했습니다.
본격적인 시승은 조금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날은 기아차에서 K5를 언론에 맛 뵈는 정도의 의미이니까요. 성능 분석이라든가 기아가 설명한 각종 자랑스런 장비 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퍼포먼스 테스트에는 미칠 수 없었습니다.
마침 K7과 K5가 줄지어 달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색깔도 같으니 K5가 K7을 축소해놓은 ‘리틀 K7′이라는 느낌도 들더군요. 그래서 차체가 좀 작아 보이기도 했구요.
연비는… 시승 도중 급가속하고 제동하고를 자주 한 탓인지 연비가 좋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공인연비는 13.0km/리터로 중형차로서는 높은 편입니다.
시승에서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지만 K5에는 처음으로 장착한 안전 및 편의장치들이 많습니다.
운전석∙동승석 에어백은 물론 사이드∙커튼 에어백까지 총 6개의 에어백과 VSM(Vehicle Stability Management, 차세대 VDC)을 기본으로 장착했습니다.
VSM은 차체자세 안전성과 조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차체자세제어장치(VDC)에 언덕길에서 발진시 차량이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 브레이크 보조시스템(BAS) , 전동 스티어링 휠(MDPS) 기능까지 포함합니다.
바이오온열시스템을 설치하여 원적외선 방출로 운전자의 건강을 배려했고, 엑티브에코시스템으로 연비 효율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 모드를 채택하면 강제로 연비주행을 하게 됩니다. 조향각 알람장치를 통해 스티어링휠이 좌우 90도 이상 돌아간 상태에서 출발하지 못하도록 알람을 울리도록 해 놓았습니다.
글로브박스에 쿨링기능을 넣어 여름철 음료수 등을 쾌적하게 보관하도록 했고 조향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점등되는 코너링램프도 넣었습니다. 아래 헤드램프 중에서 가운데 튀어나온 부분이 코너링램프입니다. 실제로 밤길 운전 또는 주차 때 매우 유용한 장치입니다.
이들 장치들은 모두 동급에서는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기아차가 세운 K5 한해 판매목표는 국내 7만대 해외 11만대 총 18만대를 파는 것입니다. 쏘나타와의 캐니벌리제이션이 시작되겠군요. 기아차는 자신만만해 하는 것 같습니다.
한때 기아 디자인팀에서 활약했던 한밭대 구상 교수(자동차디자인)는 K5 디자인을 위해 후배 디자이너들이 상당히 노력한 것같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했습니다.
이상으로 흐린날 동해안을 달리면서 K5에 대해 가졌던 느낌을 간단히 요약하면,
디자인 굿, 성능 쏘나타와 비슷, 인테리어 구조는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져 좋았구요, 내장은 재질이 좀…
그러나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기아차의 노력은 확실히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추가 포스트에서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홍동(http://carfeteria.hani.co.kr/blog/archives/author/hdlee8)
한겨레에서 경제부 기자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오랫동안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간직하다 결국, 드디어 일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객원기자와 한겨레 기자들이 함께 만드는 자동차 세상, 카페테리아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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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서 경제부 기자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오랫동안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간직하다 결국, 드디어 일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객원기자와 한겨레 기자들이 함께 만드는 자동차 세상, 카페테리아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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