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빅3, 소형 출시 경쟁
배기량 줄이고 출력 높여
국내는 중형 마케팅 가속
시장공략 ‘발목’ 잡힐수도
배기량 줄이고 출력 높여
국내는 중형 마케팅 가속
시장공략 ‘발목’ 잡힐수도
#1 올해 1분기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소형차의 비중은 46.9%에 이르렀다. 2006년만 해도 35.5%에 불과했던 소형차 비중은 2008년 말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치솟기 시작해 지난해 1분기 45.4%에 이르렀고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2 포드는 지난달 말 이번 달부터 판매 예정인 소형차 ‘피에스타’의 텔레비전 광고를 미국 내 최고인기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사이에 1분짜리 스팟 광고로 시작했다. 1갤런에 40마일을 간다는 경제성을 강조한 이 광고는 단번에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작은 차’ 경쟁에 나서면서 자동차의 ‘뉴 노멀’(New Normal·저성장 저소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계경제 기준) 시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글로벌 업체들은 큰 차에만 집중하다가 결국 부도 직전까지 갔던 미국 ‘빅3’를 반면교사 삼아 작은 차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고 ‘작은 차는 안 팔린다’는 인식이 강한 미국 시장에도 소형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터보차저’ 등을 이용해 배기량을 줄이면서 출력은 높이는 엔진 다운사이징(덩치 줄이기)도 활발하다.
■ 빅3부터 소형차 출시경쟁 포드 피에스타의 북미 출시는 빅3의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건’이다. 포드 유럽에서 개발된 피에스타는 유럽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북미시장에는 상륙하지 못했다. 그동안 미국 소형차 시장은 일본, 한국차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작은 차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빅3의 태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피에스타는 그동안 대형 픽업트럭을 생산하던 멕시코의 공장을 개조해서 생산한다. 포드는 북미시장에서 소형차 비중이 31%에서 2012년 36%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소형차 포커스도 내년에 출시해 소형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른 브랜드들도 작은 차 만들기에 열심이다. 크라이슬러는 2012년 피아트의 차량을 기반으로 한 소형차 2가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 연말 준중형인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마티즈의 미국형인 시보레 스파크도 2012년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 신흥시장 공략에도 소형차 필수 작은 차는 급격하게 모터리제이션(자동차가 생활의 필수품으로 부상하는 현상) 상태로 들어가고 있는 신흥시장 공략에도 꼭 필요하다. 중국의 경우를 보면 국내총생산(GDP) 2000억위안 이하의 3~4급 도시에서 차량 구매 비중은 2007년 50%에서 2009년 56%로 늘어났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타타자동차의 타타나노를 시작으로 한 1만달러 이하 저가 차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인도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 에티오스를, 혼다는 중국에 소형차 피트를 베이스로 한 8000달러짜리 저가 차를 준비하고 있다. 지엠도 인도에서 4000달러짜리 초저가 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엔진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또한 업계의 대세다. 가장 앞선 곳은 폴크스바겐으로, 직분사와 터보차저를 혼합한 1.4 티에스아이(TSI) 엔진은 이제 예전에는 2.0 이상의 엔진이 올라가야 하는 차량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다른 업체도 직분사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유럽의 평균 배기량은 1626㏄로 2008년 1706㏄보다 줄어들었고 출력도 116.8마력에서 111.4마력으로 떨어졌다. ■ 뉴 노멀, 국내 준비는? 현대·기아차도 직분사 엔진의 개발 등으로 ‘뉴 노멀’ 시대에 대응하고 있지만, 소형차 강화라는 측면의 준비는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단적인 예가 국내 경차의 시장점유율이다. 기아차 모닝과 지엠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두 종 뿐인 국내 경차의 비중은 지난해 4월까지 13.6%였으나 올해는 13.1%로 하락했다. 5월에는 이마저도 11.2%로 내려앉았다. 소형(준중형 이하)의 비중도 지난해 28.5%에서 올해 25.0%로 하락하였지만 중형은 22.2%에서 24.4%로 올랐다. 이는 최근 국내 중형차의 출시가 잇따르면서 각 기업들이 이쪽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다. 북미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신형 쏘나타의 출시와 하반기 에쿠스의 출시를 통해 ‘큰 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차의 강점을 이용해 큰 차로 중심을 옮겨가는 ‘바텀 업’(Bottom-up)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수록 소형차 시장을 등한시할 경우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는 “국내와 국외 시장을 막론하고 경·소형차 확대는 꼭 필요하다”며 “현대·기아차도 아직은 부족한 경·소형차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좀 더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엔진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또한 업계의 대세다. 가장 앞선 곳은 폴크스바겐으로, 직분사와 터보차저를 혼합한 1.4 티에스아이(TSI) 엔진은 이제 예전에는 2.0 이상의 엔진이 올라가야 하는 차량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다른 업체도 직분사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유럽의 평균 배기량은 1626㏄로 2008년 1706㏄보다 줄어들었고 출력도 116.8마력에서 111.4마력으로 떨어졌다. ■ 뉴 노멀, 국내 준비는? 현대·기아차도 직분사 엔진의 개발 등으로 ‘뉴 노멀’ 시대에 대응하고 있지만, 소형차 강화라는 측면의 준비는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단적인 예가 국내 경차의 시장점유율이다. 기아차 모닝과 지엠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두 종 뿐인 국내 경차의 비중은 지난해 4월까지 13.6%였으나 올해는 13.1%로 하락했다. 5월에는 이마저도 11.2%로 내려앉았다. 소형(준중형 이하)의 비중도 지난해 28.5%에서 올해 25.0%로 하락하였지만 중형은 22.2%에서 24.4%로 올랐다. 이는 최근 국내 중형차의 출시가 잇따르면서 각 기업들이 이쪽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다. 북미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신형 쏘나타의 출시와 하반기 에쿠스의 출시를 통해 ‘큰 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형차의 강점을 이용해 큰 차로 중심을 옮겨가는 ‘바텀 업’(Bottom-up)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수록 소형차 시장을 등한시할 경우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는 “국내와 국외 시장을 막론하고 경·소형차 확대는 꼭 필요하다”며 “현대·기아차도 아직은 부족한 경·소형차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 좀 더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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