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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K5 판매량 따라잡기 벅차네요” 즐거운 비명

등록 2010-06-14 21:16수정 2010-06-15 08:15

지난 10일 기아자동차 화성3공장 조립라인에서 노동자들이 케이(K)5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5는 출시된 지 두 달도 안돼 계약물량이 2만5900여대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 제공
지난 10일 기아자동차 화성3공장 조립라인에서 노동자들이 케이(K)5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5는 출시된 지 두 달도 안돼 계약물량이 2만5900여대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 제공
주문 몰려드는 기아차 화성공장 가보니
하루 생산량 5백여대 불과
주문고객 한달여 기다려야
북미수출 앞두고 설비 보완
밀리언셀러 자리매김 기대

“기아자동차 역사의 전환점에 우리가 서 있다.”

연이어 ‘대박’을 터뜨린 ‘케이(K) 시리즈’, 케이5와 케이7을 생산중인 기아차 화성3공장의 오세곤 공장장(상무)은 요즘 이런 말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곤 한다. 직원들 사이에도 신바람이 넘친다. 조립3부 생산운영담당 정세원 차장은 “3공장이 생긴 뒤 지금처럼 바쁜 건 처음이지만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찾은 화성3공장 안에 뻗어 있는 총길이 2384m의 컨베이어벨트 위에선 1분30초마다 한 대씩 케이5와 케이7이 번갈아 밀려나오고 있었다. 하루 생산량은 730대. 흠집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갈색 보호 커버를 씌운 케이5와 파란색 보호 커버를 씌운 케이7의 비율은 7 대 3 정도였다. 하루 510대가량 되는 케이5 생산량은 날마다 600~800대씩 밀려드는 주문량을 따라잡기도 벅찰 정도다.

기아차가 로체 이후 4년여 만에 내놓은 새로운 중형차 세단인 케이5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4월29일 출시 전부터 주문이 몰리더니, 지난 11일까지 모두 2만5900여대 판매 계약이 이뤄졌다. 지금 계약하더라도 차를 받으려면 5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도 인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달엔 벌써 6000여대가 팔려, 월 계약량 1만대를 넘어서며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쏘나타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케이5의 인기 비결은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시장의 호평에 있다. 간결한 직선으로 이어지면서도 세련미를 물씬 풍기는 겉모습은 그동안 표어로만 머물렀던 ‘디자인 기아’의 역량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듯이 보인다. 가속력과 승차감도 동급 수입차에 견줘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너를 돌 때 램프등 각도가 달라지는 ‘스마트 코너링 램프’를 비롯해 여러 안전장치와 편의사양도 한 단계 발전했다.

사실 그동안 기아차는 현대차의 쏘나타나 아반떼처럼 ‘밀리언셀러’라고 부를 만한 대표차종이 없었다. 물량이 많지 않아 화성3공장에서는 크레도스와 카렌스 등 5가지 차종을 혼류생산하던 때도 있었다. 그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에서 다른 완성차업체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판매 실적에서 기아차의 케이7은 현대차의 그랜저를, 기아차의 스포티지 아르(R)는 현대차 투싼 아이엑스(ix)를 앞섰다. 지난달 내수시장 점유율도 기아차는 34.6%를 기록하며 현대차(42.5%)를 빠르게 쫓고 있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된 뒤 비로소 기아차가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케이5의 ‘선전’에서 좀더 다른 차원의 의미를 찾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는 “중형차시장 장악은 축구에서 중원을 점령하는 거나 다름없다”며 “완성도 높은 케이5의 등장은 기아차가 현대차의 아류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케이5가 밀리언셀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는 기아차 내부의 관심도 각별하다. 지난 10일에도 정성은 부회장이 직접 화성공장에 내려와 최근 접수된 고객 불만사항 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정 부회장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품질 점검을 위해 공장을 찾는다. 그룹 안에서 현대차에 ‘소외감’을 느꼈던 직원들의 자부심도 커졌다. 김정권 품질관리3부 조장은 “케이 시리즈로 기아차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온 느낌”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잔업이 없어 월급이 옆 공장과 100만원 가까이 차이 났는데 지금은 사기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런 인기몰이를 생산이 얼마나 뒷받침해주느냐다. 오는 8월부터 케이5의 북미지역 수출이 시작되기 때문에, 하반기 케이5의 생산량 압박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곤 공장장은 “여름에 생산설비를 보완하고 케이7과의 생산 비율도 다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쪽은 화성3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현재 40대에서 좀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리려면 인원 추가투입이나 작업량 조절도 필요하다. ‘현행 노조 전임자 수 보장’ 등을 놓고 노조와 회사 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회사 쪽에 ‘교섭 참가’를 요구하며 이번달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1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파업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화성/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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