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차량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땡볕에 서 있다 보면 자동차 보닛은 ‘계란 프라이’를 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온도가 치솟고, 종종 마주하는 빗길 운전과 휴가철 장거리 운전까지 겹치면 자동차에나 운전자에게나 악몽 같은 시기다. 제대로 관리가 안 된 차량이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큰 계절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배터리다. 에어컨과 와이퍼의 빈번한 사용으로 배터리 온도가 쉽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윗면을 청결하게 청소하고 2년 이상 오래된 배터리는 미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 시원하게 운전하려면 에어컨 점검도 필수다. 바람이 적게 나올 경우는 대시 보드 아래에 있는 팬 모터 작동을 확인하고 통풍구에 먼지가 쌓여 있는지도 챙겨봐야 한다. 바람은 잘 나오는데 차갑지 않은 경우는 에어컨 냉매가 부족하거나 에어컨 벨트가 늘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정비소에 들러야 한다. 여름철 고장의 주원인인 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냉각장치도 챙겨봐야 한다. 4만㎞ 정도마다 냉각수를 완전히 빼내고 냉각계통을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빗길 시야 확보에 필수적인 와이퍼는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갈아주는 게 좋다. 고무 블레이드가 낡으면 빗물이 잘 씻기지도 않을뿐더러 유리에도 미세한 흠집을 낼 수 있다. 비가 올 때 차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 사람이라면 바닥 매트를 세척하고 햇볕에 바짝 말려보자. 매트 밑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타이어는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빗길에서 수막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장마가 오기 전에 교체해 주자. 날씨가 뜨거워지면 타이어도 과열돼 펑크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고 고속도로 주행 시 2시간에 한 번씩은 휴식해 줄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현재 여름맞이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여름철 내내 안전하게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꼭 시간을 내서 정비소에 들러보자.
도움말: 보쉬애프터마켓사업부, 브리지스톤 코리아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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