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58) 해외영업기획·마케팅담당 사장
정몽구 회장이 결정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잇따라 터진 기아차의 리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아차 최고경영자(CEO)이자 대표이사인 정성은 부회장을 전격 경질하고 이형근(58·사진) 해외영업기획·마케팅담당 사장을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7일 승진한 이 신임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1996년 현대차 마케팅본부 수출마케팅실장을 거쳐 2005년 기아차 중국법인인 둥펑웨다(동풍열달)기아차유한공사 총경리(부사장), 2008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재직하는 등 주로 국외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일해왔다. 기아차 쪽은 “이 부회장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해외공장 운영 경험도 갖고 있어 품질을 높이면서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당면 목표에 가장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전임 정 부회장은 품질관리 책임을 지고 사실상 전격 경질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그룹 관계자는 “기아차가 최근 리콜이 잇따르는 등 품질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자 정몽구 회장이 그 책임을 물어 정 부회장을 경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아차가 최근 실적이 매우 좋은 만큼 품질 문제에 대한 긴장을 놓지 말라는 ‘경종’ 차원의 인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기아차는 최근 쏘울과 쏘렌토, 모하비, 케이(K)7 등 4개 차종에서 실내등 제작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시작했으며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판매된 쏘렌토와 모하비 일부도 같은 결함으로 리콜됐다. 전임 정 부회장이 케이7과 케이5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기아차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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