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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전기차 ‘블루온’ 13.1초만에 시속 100㎞ ‘씽씽’

등록 2010-09-14 20:25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인 ‘블루온’이 14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시범 주행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인 ‘블루온’이 14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시범 주행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운행중 멈춤 등 아직은 불안
엔진 소리는 전혀 없고 약간의 모터·바퀴 소음만
값 비싸고 운행거리 짧아 대중화 되기엔 갈길 멀어
키를 돌려 시동을 켜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계기판에 들어온 조명과 ‘레디’(준비) 표시뿐이었다. 기어를 ‘주행’(D)으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거짓말처럼 차량이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자동차 특유의 엔진 폭발음은 전혀 없고 약간의 모터 소음과 바퀴가 바닥에 굴러가는 소리 정도만이 두드러졌다.

현대·기아자동차가 14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첫 전기차 ‘블루온’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첫 시범주행을 한 차다. 정부는 지난주 블루온을 내놓으면서 의욕적인 전기차 보급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국내 승용차 시장의 2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중형 전기차의 대량 생산 시점도 애초 2017년에서 2014년으로 당겼다. 정부의 미래차 전략이 전기차 쪽으로 확 쏠리는 느낌이다. 과연 전기차 시대가 금방 올 수 있을까?

블루온을 직접 타보니 전기차의 실용성은 쉽게 실감할 수 있다. 가속력은 일반 가솔린 승용차에 못지 않다. 블루온도 시속 130㎞까지는 금방 치고 올라갔다. 경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이상 빠른 속도가 필요할까 싶다. 현대차 쪽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3.1초로 가솔린 차보다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운전 느낌도 기존 자동차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다만 유별나게 조용하다는 점이 달랐다.

하지만 전기차의 몇가지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시승행사는 채 1시간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제공된 시승차 5대 중 1대는 뒷바퀴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겼고, 1대는 운행 중 멈춰서기도 했다. 아직 블루온에 적용된 기술이 안정적이지 않고, 시제품에 가깝다는 증거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쪽도 블루온의 일반 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올해 30대 시범운영을 한 뒤 내년까지 500대를 주로 공공기관에 공급하지만 실제로 내년 말 양산돼 일반에 판매되는 제품은 기아차의 경형 크로스오버(CUV) 전기차다. 이 차량은 2000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이다. 현대차가 밝힌 블루온의 대당 가격은 5000만원대 정도다. 동급 경차가 100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5배에 이른다. 전기차의 가격은 대부분 배터리 가격에 좌우되는데 현재 배터리 가격은 1㎾h에 100만원 정도로 블루온의 경우는 1600만원에 이른다.

짧은 운행거리도 약점이다. 블루온의 최대 운행거리는 한번 충전에 140㎞인데, 시내 주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지만 장거리를 갈 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홍존희 현대차 전기차개발실장(이사)은 “고속전기차는 ‘시티 커뮤터’(시내 출퇴근용 차량)이며 운행거리가 200㎞ 정도만 되도 소비자들은 만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전기차가 가정의 주력 차량이 되는 것은 매우 먼 미래의 일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높은 경제성은 차량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전기차 전용 요금제로 사용한 블루온의 1년 전기요금은 8만6600원(1만㎞ 주행시)이다. 같은 주행거리에서 가솔린이 101만원이 든다는 것을 고려하면 92만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블루온은 차량의 앞뒤로 고속과 저속 두개의 충전구를 갖고 있는데 현재로는 충전시설이 일반에 전혀 깔려있지 않은 상태다.


화성/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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