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인사이트 10월 출시
3000만원 이하 가격 책정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싸
공인 연비 ‘30㎞/ℓ’ 달해
친환경차 관심 늘지 주목
3000만원 이하 가격 책정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싸
공인 연비 ‘30㎞/ℓ’ 달해
친환경차 관심 늘지 주목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차 대중화를 선도하겠다.”
일본의 혼다자동차가 다음달 19일 ‘인사이트 하이브리드’ 국내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이런 포부를 내걸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 혼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망설였던 이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었다”며 “인사이트 하이브리드를 3000만원 이하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3790만원)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다. 혼다코리아는 최종 가격을 환율 상황에 따라 조정할 방침이다. 인사이트는 배기량 1.3ℓ급으로, 일본 기준 공인 연비가 30㎞/ℓ다. 혼다코리아는 인사이트를 시작으로 세계 최초의 스포츠 하이브리드카 ‘CR-Z’, 다음달 초 일본에 출시되는 소형 하이브리드차 ‘피트’(Fit) 등 하이브리드 풀 라인업을 한국 시장에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해 일본 열도를 달군 이른바 ‘P(프리우스)-I(인사이트) 전쟁’이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다시 벌어지게 됐다. 일본에선 지난해 2월 인사이트 출시를 시작으로, 5월 프리우스까지 등장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인사이트는 189만엔(약 2640만원), 프리우스는 205만엔(약 287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일본에 하이브리드차 바람을 불게 했다. 영어로 ‘잡종’(hybrid)이라는 뜻인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구동방식을 적용해 연비가 좋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도 크게 줄여 지금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친환경차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일본에선 친환경차를 키우려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하이브리드차 열풍에 불을 댕겼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살 경우 취득세와 중량세(자동차세) 면세에다 보조금까지 주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의 자동차 신규등록 10대 가운데 1대가 하이브리드차일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일본의 <일간 자동차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일본 내 등록대수는 전년의 3배가 넘는 35만대였다. 혼다가 판매량 5위에서 지난해 2위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도, 1년 만에 누적판매대수 10만대를 달성한 인사이트의 힘이 컸다.
일본에서는 완성차업체 스스로 친환경차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혼다의 판매법인 혼다카스㈜의 오카 다카시 도쿄 가마타지점장은 “혼다 본사에선 에너지절약, 에코드라이브 캠페인 같은 목표를 달성한 지점을 ‘그린딜러’로 선정하는 등 친환경 의식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매출의 5%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도요타도 2015년까지 하이브리드차 생산대수를 50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반면에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7300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월 판매량이 400~500대로, 같은 모델 전체 판매량의 3%선을 밑돌고 있다. 정부가 하이브리드차를 살 경우 취득·등록세와 채권 매입 부담을 줄여주긴 하지만 그래도 가격이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약 400만원이 더 비싼데다,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지 않은 탓이다. 정부와 완성차업체가 하이브리드보다는 다음 단계의 친환경 차종인 전기차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 탓도 있다.
과연 일본에서 불었던 ‘하이브리드 바람’은 한국에서도 통할까? 가와나베 도모히코 혼다기술연구소 대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가운데 어느 쪽이 대세가 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2050년까지도 엔진 차량이 절반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혼다 ‘인사이트’
위부터 소형 하이브리드차 ‘피트’, 스포츠 하이브리드차 ‘시아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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