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3 중 하나인 포드가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12개 주요 일간지에 한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을 촉구하는 전면 광고를 이례적으로 게재했다.
포드는 광고에서 “한국이 이곳에 자동차 52대를 보낼 때, 미국은 그곳에 1대만을 수출한다”며 “우리는 자유무역을 믿고 있지만 이것은 자유무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한-미 FTA가 개정되지 않는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의 하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드는 “오늘날 한국에서 팔리는 자동차 가운데 외국에서 만들어진 차는 5% 미만”이라며 “이는 한국이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산 자동차의 수입을 막고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포드는 “미국산 자동차는 경쟁력과 함께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폐쇄적인 시장과는 미래를 함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포드의 광고에는 오류가 많다. 포드의 주장이 맞다면, 벤츠나 BMW, 도요타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간 8만대 이상의 차를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일단 미국차들이 못 팔린다고 했는데, 못 팔리는 게 아니라 ‘안 팔리는 것’이다. 현지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탓에 경쟁력도 없다.
미국 차들은 덩치가 크고 폭이 넓어 좁은 국내 도로 사정에 맞지 않다. 엔진 배기량이 크니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 많이 든다. 서스펜션이 물렁해 포장상태가 안 좋고 거의 매일 공사한다고 파헤쳐 놓은 우리나라 도로 위를 달릴 때 출렁거리기 일쑤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동안 미국의 고급차들은 자국 내 판매를 위해 생산됐다. 그러다 다른 나라 자동차의 문화와 취향에 대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형과 차량운행조건을 갖춘 호주를 빼곤 다른 나라에서 미국 차들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이 아니다”라는 말은 실소를 머금게 한다. 미국은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보호무역주의를 폈다. 그 결과 지금 미국의 자동차의 경쟁력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대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뚫기 위해 일본자동차 업체들이 노력한 결과, 일본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났다. 결국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일본차의 성장을 도와준 셈이다.
우리나라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5%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시장 점유율은 2008년 7.2%에 이르렀으며 2000년 이후 수입차 시장 점유율 증가율은 평균 41%에 이른다. 또 수입차의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대수가 아닌 판매액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는 시장 점유율이 2008년 19.1%다. 9월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4억6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억23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게다가 미국 GM사는 우리나라 4대 자동차 제조사인 GM대우를 소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차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우리나라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5%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시장 점유율은 2008년 7.2%에 이르렀으며 2000년 이후 수입차 시장 점유율 증가율은 평균 41%에 이른다. 또 수입차의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대수가 아닌 판매액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는 시장 점유율이 2008년 19.1%다. 9월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4억6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억23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게다가 미국 GM사는 우리나라 4대 자동차 제조사인 GM대우를 소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차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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