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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공정 사회’ MB에 반항하는 공정위?

등록 2010-11-15 16:25수정 2010-11-15 17:31

현대차 국내외 영업이익 합쳐 발표하는데 제동안걸어
다시 에쿠스다. 또 에쿠스라고 하면 곤란하다. 박선숙 의원이 보낸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에쿠스 문제’를 짚어야 할 것 같았다. 주위의 요구도 있었다. 그래서 에쿠스다. 그런데 자료를 검토하다보니 에쿠스 보다 공정거래위원가 좀 더 문제인 것 같다. 자료를 보면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반항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자료를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우리나라에서 팔린 자동차 판매대수와 매출액을 발표한다. 이와는 별도로 외국에서 팔린 자동차 판매대수와 매출액도 발표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팔아서 남기는 영업이익과 외국에서 팔아서 남기는 영업이익은 나눠 발표하지 않는다. 그냥 하나로 뭉쳐 발표한다.

박선숙 의원실은 공정위에 국내 영업이익과 국외 영업이익을 나눠서 비교해 보고 가격에 문제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2007년 신고서를 접수한 뒤 가격조사에 들어간 공정위는, 2009년 11월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했다. 공정위는 내수와 수출 제품의 원가를 구분하지 않은 채 원가와 판매가를 기준으로 비교한 뒤 “국내 판매가격 인상이 비용 상승률을 초과해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박선숙 의원실은 내수용 자동차의 원가와 수출용 자동차의 원가를 먼저 구분한 뒤 각각 나눠 원가와 판매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비교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공정위는 현대차 가격이 이상하리만큼 올라갔던 지난해를 조사 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쏘나타2.0은 2008년 12월과 지난해 12월 판매가격을 비교하면 7% 올랐고, 베르나 1.4도 같은 기간에 13.9%나 올랐다.

그런데 이 기간 물가상승률은 3~4%여서 현대차값 상승률 7~13.9%와 견줘보면 현저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이 기간 자동차 생산 원료인 강판을 만드는 포스코가 가격을 15% 내렸다. 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며 노후차를 교체할 때 세금지원까지 해줬다. 지원해준 금액만 6000억원이다. 국민의 혈세다. 가장 큰 이익을 본 쪽은 현대차다.

현대차의 ‘꼼수’도 문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팔리는 권장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국내보다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다르다. 미국은 권장 소비자 가격 그대로 파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다.

박선숙 의원실이 지난 1월 미국 45개주 89개 딜러에게 “현대차를 좀 싸게 살 수 있냐”고 이메일로 물어본 결과, 답변을 보낸 딜러들은 “평균 10%는 깎아줄 수 있으며, 방문해 상담하면 추가로 더 할인해주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결국 내수와 수출용 차값이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경쟁이 없지만 수출시장은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은 가격경쟁 때문에 값을 올리기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강판 값이 내리더라도 세제혜택으로 차가 많이 팔리더라도 관계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팔리는 에쿠스 역시 국내와 수출가는 차별이 있었다. 부가세를 빼고도 국내 판매가는 2640만~3200만원 더 비쌌다. 미국 딜러들은 권장소비자가격에서 얼마 정도를 더 빼준다는 걸 생각하면 그 차이는 더 날 것이다. 미국에서 팔리는 에쿠스엔 애플 아이패드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가격만 60만원 이상이다.

일부에선 가격 차별 문제가 계속 제기되면 미국이 반덤핑 조사를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박선숙 의원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현대차의 높은 가격은 외국시장에 덤핑 판매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에 따른 가격 남용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공정하지 않는 가격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 소비자다. 왜 일까? 독점 때문이다. 독점은 누가 감시해야 하나? 공정위다. 그런데 공정위는 뭘 하고 있나?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공정한 사회는? 소비자들은 못 느끼고 있다. 대통령이 아무리 떠들어도 보통 사람보다 대기업한테 더 공정한 사회라고 느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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