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트
엑센트 시승기
‘엑센트’는 윗급의 차 뺨을 냅다 때리는 하극상의 차다. 잘 달리고, 멋지기까지 하다. 게다가 가격마저 상당히 높다. 과연 이 차는 소형차가 맞는가?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베르나’로 유지해 오던 소형 세단의 이름을 이번에 엑센트로 바꿨다. 그동안 국내에서나 베르나였지 중국을 뺀 대부분의 수출용은 대부분 엑센트라는 이름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로 통일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반떼가 다시 엘란트라(아반떼의 수출명)가 되지 않은 것을 보면, 결국 베르나라는 이름으로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뜻일 게다.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 조류를 그대로 이어받은 디자인은 우선 합격점이다. 현대차 특유의 헥사곤(육각형) 그릴은 이제 보기에 그리 어색하지 않고 ‘ㄴ’ 자로 꺾어 멋을 부린 안개등도 괜찮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차량의 전체적인 ‘자세’다. 낮게 깔리면서 역동적인 맛이 난다. 현대차 디자인팀은 ‘바람에 날리는 실크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슬리크 온 다이내믹’ 콘셉트 아래 형상을 꾸몄다고 밝히는데, 제법 그럴듯하다.
기존 베르나에 비해서 길이(전장)는 7㎝ 늘어나고 폭(전폭)도 1㎝ 늘어난 반면 높이(전고)는 1.5㎝ 낮아져, 더 커졌지만 날렵하게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휠베이스도 7㎝ 늘어나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 그리 불편함이 없었다. 아반떼와 비교하면 길이는 16㎝, 폭은 7㎝ 작다.
실내에 타니 떡하니 버튼 시동 장치가 달려 있다. 주차를 할 때는 거리감지 센서가 삑삑거린다. 다시 한번 소형차가 맞나 싶다. 기본사양인 6에어백(운전석·동승석·사이드·커튼), 액티브 헤드레스트(후방 추돌 시 머리받침대가 앞으로 움직여 승객의 목 상해를 줄여주는 장치) 등의 안전장치는 다른 브랜드의 중형차에서도 고급형 옵션으로나 선택 가능한 수준이다. 실내 디자인이나 부품 재질도 적당하다. 최소한 싸구려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더 놀라운 것은 달리기 성능이다. 아반떼와 똑같은 1.6 직분사(GDI) 엔진이 얹혔는데,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17.0㎏·m로, 타사의 중형차와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이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이런 엔진과 6단 변속기가 실렸으니 달리기 성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하다. 고속도로에서 어지간한 다른 차들을 뒤쪽으로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1.4 엔진(4단 자동변속기)도 최대출력 108마력으로 동급에선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소형차의 수준을 뛰어넘는 이 놀라운 차는, 아쉽게도 가격마저 소형차의 수준을 뛰어넘어 버렸다. 1.4 모델이 1289만~1380만원, 1.6이 1460만~1536만원이다. 1340만~1890만원인 아반떼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이 겹친다. 현대차 쪽은 소형차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국내 소비자 정서를 판매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내 생각엔 소형차답지 않은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다. 하지만 처지를 바꿔 생각해 보면, 이만한 차를 내놓고 그 정도 가격을 받고 싶어하는 현대차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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