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초 내놓을 쿠페형 크로스오버(CUV)인 ‘벨로스터’(프로젝트명 FS). 현대자동차 제공
세단 위주 시장서 해치백 줄줄이 질주 준비
현대차, 쿠페형 CUV ‘벨로스터’ 내년 출시
기아는 박스형 경차·지엠대우는 다용도 차
현대차, 쿠페형 CUV ‘벨로스터’ 내년 출시
기아는 박스형 경차·지엠대우는 다용도 차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중 세단의 비중은 75.7%, 스포츠실용차(SUV)의 비중은 19.9%다. 둘을 합치면 95.6%로 자동차 시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크로스오버인 쏘울의 비중은 1.8%, 해치백·왜건인 i30(cw)은 겨우 0.8%에 불과하고 카렌스, 카니발 등 세단과 스포츠실용차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모든 차량을 합쳐도 4.4% 수준이다. 말 그대로 세단과 스포츠실용차 일색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양상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회사들이 해치백이나 왜건,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형태의 신차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 독특한 신차 쏟아져 가장 눈에 띄는 차는 현대자동차가 내년 초에 내놓을 벨로스터(가명·프로젝트명 FS)다. 원래 티뷰론·투스카니의 후속으로 나올 소형 쿠페로 알려졌지만, 정보가 공개될수록 독특한 스타일 덕분에 차종을 단정짓기 힘들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전체적으로 쿠페에 가깝지만 차량 뒷부분이 일자로 떨어져 해치백 느낌도 강하다. 현대차 쪽은 쿠페형 크로스오버(CUV)로 규정짓고 있는데, 달리는 재미와 실용성을 모두 갖춘 차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벨로스터는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의 이름으로, 정식 차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가 내년 하반기 출시할 중형 왜건(VF)도 화젯거리다. 흔히 i40 또는 쏘나타 왜건으로 불리는데, 현대차로서는 처음 만드는 중형 왜건이다. 원래 유럽 전략형 차량으로 개발됐으나 국내에도 출시하기로 했다. 유출 사진을 보면 쏘나타와는 앞모습부터 상당히 다르다. 최근 현대차 디자인의 특징인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을 채용했다. 여기에다 엑센트 해치백 모델도 내년 상반기 중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뒷모습은 i30처럼 세로형 테일램프를 채용했다. 국내 유일의 해치백 전용 차량인 i30의 신형도 내년 하반기에 출시된다.
기아자동차는 내년 하반기에 경형 크로스오버(CUV)를 출시한다. 신형 모닝을 기반으로 해 박스형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박스형 크로스오버인 쏘울로 재미를 본 기아차가 독특한 스타일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만큼 재밌는 차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엠(GM)대우는 내년 초 레조의 후속이라고 할 수 있는 다용도차량(MPV) 올란도를 출시한다. 7인승으로, 기아차 카렌스가 홀로 지키고 있던 다용도차량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박스형에 가깝다. 지엠대우가 내년 상반기 내놓을 젠트라 후속 소형차 아베오도 해치백형이다.
■ 세단·스포츠실용차 아니라도 성공할까 세단이나 스포츠실용차 일색이던 한국에서도 그동안 해치백과 왜건을 띄우려는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예전에도 아반떼 투어링이나 누비라 왜건, 크레도스 왜건(파크타운) 등이 출시됐고 최근에도 i30이나 포르테 왜건 등이 선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폼도 안 나고 어중간한 차’라는 게 대부분 국내 운전자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해치백·왜건과 세단이 거의 반반씩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뛰어난 실용성 덕분이다. 짐 싣는 공간이 원래부터 넓은데다 뒷좌석을 접거나 눕히는 등 다양하게 움직여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비슷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스포츠실용차보다는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승차감은 세단과 거의 똑같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폴크스바겐 골프 등 수입 해치백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꼭 세단이나 스포츠실용차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층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실용성 높은 신차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예상외로 인기 열풍이 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지엠대우가 내년 초 레조의 후속으로 출시할 예정인 7인승 다용도차량 ‘올란도’. 지엠대우 제공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폴크스바겐 골프 등 수입 해치백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꼭 세단이나 스포츠실용차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층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실용성 높은 신차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예상외로 인기 열풍이 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