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인사이트
혼다 인사이트 시승기
순간 가속 느리지만 20㎞/ℓ연비 돋보여
순간 가속 느리지만 20㎞/ℓ연비 돋보여
요즘 화제의 중심이 된 전기자동차에 밀려 ‘한물간’ 듯 보이지만,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현재 운행 가능한 친환경차의 총아다. 가격이나 운행거리 면에서 전기차가 완전히 실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친환경차에 관심이 있다면 아직은 하이브리드가 대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가 ‘님은 먼 곳에’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이다. 도요타 프리우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3790만원으로, 준중형 크기에 불과한 차량으로는 엄청나게 비싸다. 이 와중에 역시 하이브리드의 쌍두마차인 혼다가 인사이트(사진)를 3000만원 미만의 가격에 내놓았다.
전기로만 움직이는 구간이 없는, 이른바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 불리는 혼다의 하이브리드는 사실 프리우스의 ‘풀 하이브리드’ 방식보다는 뒤처진 기술로 치부된다. 하지만 이 방식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모터가 하나만 들어가기 때문에 무게도 가볍고 가격도 낮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가격을 생각한다면 내장은 조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기어박스에서 컵홀더로 이어지는 부분은 조악한 느낌마저 준다. 아무리 봐도 좋은 소재를 사용했다고 이야기하긴 힘들다. 대신 계기판 클러스터 부분은 시빅을 꼭 닮은 게, 나름 첨단 차량을 타고 있다는 기분을 준다. 속도는 디지털 숫자로 표현되는데, 순간 연비에 따라 색깔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특징대로 차량을 멈출 경우 엔진도 꺼진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기름을 쓸데없이 소비하지 않는다는 느낌만으로도 뿌듯해진다. 섰다가 다시 출발할 때는 시동이 순간적으로 다시 걸리는데,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일반 차량은 시동을 걸 때 가만히 서 있는 엔진축을 스타팅 모터로 억지로 돌리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는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 구실을 강력한 구동모터가 보조해 주기 때문에 가볍게 부르릉 시동이 걸린다. 하지만 일단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만큼 신호가 바뀌자마자 ‘쌩~’ 하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행중에 가속페달을 약간 세게 밟으면 모터가 엔진을 보조해 주는데, 덕분에 작은 엔진이라고 믿기 힘든 토크감(차가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나는 것은 마음에 든다.
이런저런 불만을 한방에 잠재우는 것은 역시 높은 연비다. 공인 연비는 23㎞/ℓ이지만, 심하게 막히는 시내 구간에서도 평균 연비는 15㎞/ℓ 이상을 유지했다. 고속도로에서 달렸을 때는 20㎞/ℓ가 넘었다.
가격은 2950만~3090만원. 차량의 크기를 생각할 때 사실 선뜻 구입할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은 가격이다. 환경을 살리는 결단을 내리려면 차라리 ‘비엠더블유’(BMW·버스, 메트로, 워크의 조합으로 대중교통을 일컫는 말)를 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럼에도 반드시 자동차를 몰고 다녀야겠다면, 그리고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는 기름값을 감안한다면 유력한 구입 후보에 올려놓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정동기 사퇴’ 후폭풍…대통령은 삐치고, 형님은 발끈
■ 축산연구소 칡소 양성판정 1주일간 ‘쉬쉬’
■ 번개 치는 하늘로 달리던 현빈의 그 차는?
■ 정부 “전력수급 비상”…최악 땐 일부 정전 가능
■ 삼성전자 노동자 투신 “생전 출근모습 도살장 끌려가듯”
■ “감사까지 대통령이 다 하려다가…조선시대도 안 그랬다”
■ [단독] esc가 입수한 달빛요정 2009년 1~5월 일기
■ 축산연구소 칡소 양성판정 1주일간 ‘쉬쉬’
■ 번개 치는 하늘로 달리던 현빈의 그 차는?
■ 정부 “전력수급 비상”…최악 땐 일부 정전 가능
■ 삼성전자 노동자 투신 “생전 출근모습 도살장 끌려가듯”
■ “감사까지 대통령이 다 하려다가…조선시대도 안 그랬다”
■ [단독] esc가 입수한 달빛요정 2009년 1~5월 일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