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그랜저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내놓으면서 가장 먼저 자랑한 것은 바로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컨트롤(ASCC) 시스템이죠. BMW 5 시리즈 이상, 벤츠 S클래스 이상, 그리고 볼보 일부 모델에 장착된 시스템으로 상당히 빨리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첫 시승에서도 단연 관심을 모은 것은 이 기능이었습니다.
신형 그랜저 첫 시승은 1월1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거제도 옥포대첩 기념공원을 돌아오는 약 114km 구간에서 진행됐습니다. 주행감, 가속감, 기기 조작성, 인테리어의 전반적인 느낌, 브레이킹, 서스펜션, NVH 등 전반적인 평가를 뒤로 하고 우선 ASCC에 대한 체험이 이번 시승에서는 사실 초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반적인 것들은 아주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ASCC를 내세워 첨단 이미지를 얻으려는 현대의 1차 마케팅은 일단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우선 출발. 새 그랜저의 인테리어 첫인상은 오밀조밀하면서도 많이 화려해진 내부 장치와 구성입니다. 얼핏 보면 정말 현대의 말대로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듯한 형상이 연상됩니다.
김해공항 국제선 주차장에서 시작해 고속도로를 타고 세계 최저라는 해저터널을 거쳐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도를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한반도 전역이 한파로 인해 눈으로 덮히거나 얼아붙은 상황에서 최적지를 찾은 듯합니다. 비교적 차가 많은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시승코스의 도로상태는 양호했고 마침 한파도 아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이 장치, ASCC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단자를 누르면 작동됩니다. 왼쪽 위 on을 누르면 현재 달리고 있는 속도로 세팅되면서 작동하고 +를 누르면 설정속도를 높이고 -를 누르면 설정속도가 내려갑니다. 또 취소하고 싶으면 cancel, 앞 차와의 간격을 넓히고 싶으면 오른쪽 아래 버튼으로 사다리 갯수를 늘리고 단축하고 싶으면 줄여주면 됩니다. 아래는 130km로 설정한 것이죠.
앞차와의 간격은 최대 2.1초 간격, 최소 1초 간격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속도를 감안해 그 시간에 달리는 정도의 간격을 두고 주행한다는 것이죠. 위 사진에서는 두 칸이니까 대체로 1.5초 정도의 간격으로 주행하라는 세팅인 셈입니다.
아래는 앞에 차가 있어서 이 간격을 두고 시속 85km 정도 속도로 크루징하는 상황의 계기판입니다. 크루징 상태에서는 물론, 모두 브레이크와 엑셀을 전혀 조작하지 않았고 사진들도 그런 상태에서 찍은 것입니다.
아래는 앞에 차가 없어서 속도를 한창 높이고 있는 상황이죠. 130km의 세팅 속도는 아니지만 120km에 육박합니다.
ASCC의 가장 큰 특징은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져서 앞차가 멈춰설 경우 스스로 알아서 멈춘다는 것입니다. 현대가 자랑하는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점이 현재의 일반 크루즈컨트롤과 다른 점이죠. 아래 사진을 보면 속도계가 0이고 차 모형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죠.
이 과정을 비디오로 한 번 보시죠.
ASCC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켜고 운전하는 동안 사실, 편한 것은 둘째 치고 늘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특히 큰 트럭을 앞에 세우고 따라갈 땐 더 그랬죠. 간격이 좀 넓으면 차가 알아서 속도를 설정속도까지 높여가는데 그게 불안했고 설정된 간격까지 과감하게 거리를 좁혀 따라가는데 그 과정이 또한 불안했습니다.
특히 앞차가 갑자기 정지했을 때 약간 간격을 두다가 세팅된 간격까지 좁혀 들어갈 때는 그냥 놔두다가 추돌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로 발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낮은 속도에서 시험했는데 예외없이 정확하게 정지하더군요. 그래서 좀더 높은 속도로 정지하는 것을 시험했는데 역시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낮은 속도로 자동으로 출발했다가 다시 정지했다가 다시 자동으로 출발하곤 하는 것을 담았는데 이 과정에서 브레이크나 페달 조작은 전혀 없었습니다. 도심지에선 ASCC를 조작하기에 적당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앞차에 따라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고 정지하고 3초 이내라면 다시 출발하곤 하는 것이 불안감만 억제할 수 있고 기기작동에 이상만 없다면 상당히 편리할 것 같았습니다.
현대는 ASCC를 자랑하면서도 꼭 한 마디 붙입니다. ASCC는 주행장치가 아니라 주행안전 보조장치라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차의 안전은 운전자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너무 믿지 말라는 것이죠. 사실 이 장치를 아직 그대로 믿기에는 불안감이 더 큽니다. 그래서 ASCC로 주행하면서도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지면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을 동작으로 대기하곤 했는데, 장시간 브레이크 바로 위에 발을 두고 있는 게 오히려 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ASCC 이외에 신형 그랜저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는 시각적인 장치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계기판의 슈퍼비전이 확 달라져 아주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부 외제차에서 앞 창문에 헤드업디스플레이로 투명하게 비치던 네비게이션 기능이 신형 그랜저에서는 계기판의 슈퍼비전으로 들어와 운전편의기능을 크게 높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ASCC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남은 거리와 진행 방향, 길 바꾸기까지의 거리 등을 그대로 표시해주는데 창문에 비치는 어지러운 헤드업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눈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계기판 슈퍼비전은 이밖에 많은 편의장치와 정보들을 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편하기는 하지만 다른 고급차들과 크게 차별화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신형 그랜저의 ASCC는 바로 범퍼 아래에 있는 레이더센서가 전방에 있는 물체를 감지해 작동시킵니다. 범퍼 아래에 감춰져 있죠. 왼쪽에만 있고 오른쪽은 대칭형을 만들기 위한 폼이죠.
신형 그랜저는 많은 부분에서 현대의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2009년 올해의 차로 선정됐던 제네시스와 역시 올해의 차의 최종후보로 올랐던 쏘나타의 중간 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네시스의 성능과 품위를 원하지만 약간 망설이는 분들과 쏘나타보다는 좀 더 나은 성능과 감성품질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한 차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연비.
신형 그랜저의 연비는 2.4GDI가 12.8km/리터, 3.0GDI가 11.6km/리터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차급으로 그리 높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경쟁력이 있을 만한 수준이죠. 하지만 이 연비도 이날 시승 연비로 보면 다소 의아한 수치입니다. 시승 연비는 7.8km/리터로 나왔는데 시승을 위해 속도와 기어시프트를 오르내리며 주행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입니다
1차 시승에서는 달리기 성능이나 코너링, 서스펜션, NVH 등에서는 이 급의 차로서는 거의 무난했습니다. 서스펜션이 조금은 물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글세요, 이 부분은 차의 기본 내용에 대한 취향이 많이 다르니까. 긴 시간 정밀하게 들여다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첫 시승 느낌은 이 정도로 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차차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홍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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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그랜저
바로 이 장치, ASCC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단자를 누르면 작동됩니다. 왼쪽 위 on을 누르면 현재 달리고 있는 속도로 세팅되면서 작동하고 +를 누르면 설정속도를 높이고 -를 누르면 설정속도가 내려갑니다. 또 취소하고 싶으면 cancel, 앞 차와의 간격을 넓히고 싶으면 오른쪽 아래 버튼으로 사다리 갯수를 늘리고 단축하고 싶으면 줄여주면 됩니다. 아래는 130km로 설정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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