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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대우차’ 역사속으로…GM ‘시보레’ 승부수 통할까

등록 2011-01-20 20:05수정 2011-01-21 08:58

대우자동차의 역사.
대우자동차의 역사.
‘대우’ 브랜드 28년만에 떼고 모든 신차에 ‘시보레’ 사용
회사명 한국GM으로 바꿔…단순 생산기지 전락 우려도
지엠(GM)대우자동차가 회사 이름을 ‘한국지엠(GM)’으로 바꾸고 지엠대우 브랜드도 시보레로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대우차’라는 이름은 3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지엠대우는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엠대우 브랜드를 폐기하고 회사명은 한국지엠으로, 자동차 브랜드는 시보레로 바꾼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내에 새로 선보이는 모든 신차는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출시되며, 기존 차량도 연식 변경을 하면서 시보레로 교체된다. ‘라세티 프리미어’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등 내수·수출용의 이름이 달랐던 차들도 각각 ‘크루즈’와 ‘스파크’로 통일된다.

지엠대우는 다음달 다목적차량(MVP)인 ‘올란도’를 시작으로 스포츠 쿠페 ‘카마로’, 젠트라 후속 ‘아베오’ 등 올해 안에 신차 8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준대형 세단 ‘알페온’과 경상용차인 ‘다마스’, ‘라보’는 독자 브랜드로 출시된다. 국내에서 미국산 캐딜락 수입판매를 담당하는 지엠코리아는 사명을 유지한 채 지금처럼 캐딜락 브랜드만을 취급하게된다.

■ 새 술은 새 부대에? 지엠대우가 올해 신차를 대거 쏟아내면서 사명과 브랜드를 모두 교체하기로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동안 품질과 브랜드 가치에서 좋은 위상을 얻지 못했던 지엠대우라는 틀을 완전히 깨버리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올해 8종의 신차가 나오고 나면 다마스와 라보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이른바 지엠의 ‘글로벌 아키텍처’에 따라 개발된, 즉 지엠의 기술로 만든 차량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 지엠대우가 판매하는 차량은 모두 8종인데, 올해 예정된 신차 출시를 마무리하면 다마스, 라보를 뺀 10종의 차량이 ‘대우’라는 족보에는 없는 차량이 되는 셈이다. 김태완 지엠대우 부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차를 선보일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에 올해를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지엠대우의 자체 조사로는 기존 고객의 80%, 가망(기대)고객의 65%가 지엠대우보다는 시보레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지엠대우의 영업사원들은 차량 로고를 시보레로 바꿔 주는 것을 고객서비스의 하나로 내세워왔다. 길에서도 시보레 마크를 달고 있는 지엠대우 차량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마이크 아카몬 지엠대우 사장은 이날 “시보레 브랜드가 회사의 매출증대와 국내시장 점유율 향상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 두자릿수 달성을 기대했다.

이로써 1983년 옛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대우자동차를 출범시킨 지 28년 만에 대우차는 사라지게 됐다. 대우차는 한때 르망과 에스페로 등을 히트시키며 현대차의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룹이 해체되면서 지엠에 팔린 뒤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했다.

■ 단순 생산기지 전락 우려도일부에서는 사명과 브랜드의 교체가 지엠대우를 미국 지엠그룹의 일개 생산기지로 전락시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카몬 사장은 “새 브랜드 전략은 한국 시장에 전념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지엠의 전략적 요충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버리려면 돈이 엄청나게 드는 브랜드 교체 작업을 하겠냐”며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아카몬 사장은 “국내시장에서 시보레 브랜드의 장기적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2~3년간 6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엠이 독일에선 오펠, 호주에서는 홀덴 등 주요 거점에서 독자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에서 사명과 브랜드 교체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시보레 브랜드로 가는 게 옳은 선택이라고 본다”면서도 “한국에서의 독자 브랜드를 폐기해서 그만큼 상황 변화에 따라 철수하기도 쉬워졌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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