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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날렵해진 그랜저, 준대형차 시장 석권할까

등록 2011-01-26 19:57수정 2011-01-26 20:38

지난 18일 부산~거제 구간에서 열린 그랜저 시승회에서 신형 5세대 그랜저가 거가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 18일 부산~거제 구간에서 열린 그랜저 시승회에서 신형 5세대 그랜저가 거가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중후함 탈피해 ‘임원급’에서 ‘부장급’ 차량으로
주행중 고요함 장점…하반기 시장 대격돌 예고
요즘 ‘종결자’란 말이 유행이다. 예를 들면 몸매가 좋은 연예인 사진 밑에 ‘몸매 종결자’라고 써놓는 식이다. 볼 때마다 ‘누구 맘대로 종결이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훌륭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새로 나온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는 그야말로 ‘준대형 종결자’를 표방하고 나섰다. 올해 판매 목표는 8만대로, 지난해 12만대였던 국내 준대형차 시장을 싹 갈아엎겠다는 심산이다. 과연 성능과 스타일 모든 면에서 ‘종결자’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 스포티한 스타일 그랜저는 한때 ‘부의 상징’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급 차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현대차에서도 제네시스와 에쿠스 두종이나 상급 차량이 나왔고 수입차까지 염두에 두면 더이상 최고급 차량 대접을 받기는 힘든 위치다. 하지만 4000만원을 넘나드는 차값을 생각하면 여전히 고급차의 범주에 들어간다.

새 그랜저의 디자인은 중후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쏘나타, 아반떼에 적용된 현대차 디자인전략(플루이딕 스컬프처)이 녹아들어가 전반적으로는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눈매(헤드램프)는 쏘나타보다 더 날카로워진 듯싶고, 차체 전반에 흐르는 선도 역동적으로 쭉쭉 뻗었다. 다만 그릴은 쏘나타에 비해 커졌으면서도 각이 지면서 조금 차분한 느낌을 준다. 내장 디자인도 쏘나타나 아반떼와 거의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기존 그랜저(TG)와 스타일을 비교한다면, 임원급 차량에서 부장급 차량으로 한단계 내려왔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경향은 기아차 케이(K)7과 지엠대우 알페온도 마찬가지다. ‘시대의 조류’로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 물렁해진 승차감 이렇게 미끈하게 뻗은 겉모습을 보고 민첩한 주행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승차감은 상당히 물렁하다. 핸들링의 응답성도 조금 늦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와 아반떼 등을 내놓으면서 서스펜션과 핸들링은 단단해지고 스포티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현대차 쪽은 “사람들이 그랜저에 기대하는 승차감을 구현했다”고 설명하는데, 그도 그럴듯하다. 하지만 최고출력 270마력의 3.0 직분사 엔진이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엔진 힘은 매우 훌륭한데 운전하는 재미는 떨어진다. 시승중에 시속 130㎞ 정도로 그리 급하지 않은 커브를 돌았는데, 핸들을 돌린 것보다 차가 덜 돌아가는 현상인 ‘언더스티어’를 느꼈다.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줄였더니 차 뒤쪽이 불안한 듯하다. 아반떼와 마찬가지로 뒤가 가볍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주행중 정숙도는 상당하다. 특히 시속 80㎞ 언저리 정속주행에서는 적막감마저 감돈다. 다만 시속 120㎞를 넘어서면 바람 소리가 좀 거슬린다. 시승 구간이었던 부산~거제 거가대교 구간이 바람이 많이 분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160만원짜리 옵션인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상당히 신기하다. 설정한 대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세팅해 놓은 속도까지 자유롭게 변속하고 앞차가 서면 따라 서기까지 한다. 정지 뒤 3초 안에 앞차가 출발하면 내 차도 따라서 다시 출발한다. 재출발 기능은 처음 상용화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내 도로 사정상 얼마나 유용할지는 잘 모르겠다. 신기해서 몇번 쓰고 말기에는 옵션 가격이 상당하다.

■ 준대형 시장 격랑 속으로 어쨌든 그랜저는 강자다. 5세대를 이어오며 고급 차량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브랜드만으로도 경쟁차들은 한 수 접어줘야 된다. 사전예약만 2만7000대라는 성과는 아무나 내는 게 아니다.


직접 그랜저를 타고 나니 쌍둥이인 기아차 케이7과는 절묘한 타협을 한 것 같다. 그랜저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중장년 남성과 여성 고객, 케이7은 상대적으로 운전하는 재미를 찾는 고객을 겨냥한 느낌이다. 지엠대우 알페온은 포지셔닝이 조금 어중간한데, 민첩함은 케이7에 못미치고 부드러움은 그랜저만 못하다. 그랜저와 케이7의 중간점을 찾는 틈새고객을 공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짜 싸움은 올 하반기 직분사 엔진을 단 케이7과 르노삼성의 신형 에스엠(SM)7이 등장한 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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