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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모닝을 몰고 600km를 달린 소감은

등록 2011-02-12 11:10수정 2011-02-12 11:23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디자인 빼고 다 마음에 드는 차. 모닝 시승 뒤 소감입니다. 이번 시승은 약 6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했습니다. 이번 모닝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생긴 거 빼고… 생긴 건 제 취향이 아니니까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이라 생각됩니다.

실제 이차를 타고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톨게이트 요금을 징수하는 여성입니다. 아직 등록되지 않아 요금 책정 때문에 경차라고 얘기했는데 ‘예쁜 수입차 같다.’라고 했습니다. 진짜 그렇다고 합니다. 다른 여성 분 얘기도 그랬습니다.

그렇죠, 이 차를 얘기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경차’라는 것이죠. 간혹 그 차량의 존재 목적을 망각한 글을 쓰게 되는데 본디 목적을 생각하고 시승하면 그 차를 바라봄에 있어 스펙이나 옵션과 상관없이 더 유연한 시각으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길 막히는 압구정동에서 네비게이션을 세팅하고 출발해 서울을 돌아다니다 중부 고속도로를 다녔습니다. 처음 시동을 걸고 시트포지션을 잡았는데 시트가 생각보다 높습니다. 헤드룸이 넉넉치 않아 체형에 따라선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것 같습니다. 주요 타겟이 젊은 여자라고 생각되기에 부족함은 없다고 할 수 있죠.

실내 공간 자체는 넓습니다. 앞 좌석을 평소 운전하는 대로 세팅을 한 후 좌우 폭과 발이 위치하는 레그룸 공간도 충분합니다. 뒷좌석의 경우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쾌적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거리 주행 때 뒷좌석에 탄 사람을 짐짝 취급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전방 시야는 요즘 차들이 다 그렇듯 썩 좋지는 않습니다. 도로와 주변을 살펴 보는 데는 좋지만 차량 크기를 가늠하는데는 부족한 느낌입니다. 개방감은 좋습니다. 엔진 격벽과 대쉬보드가 높고 본넷 경사가 급해 본넷 끝부분이 잘 보이지 않아 처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급 라이벌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도 별반 다르지 않죠. 벤츠 스마트도 시야는 비슷한 실정.

하지만, 이러한 차들이 사고 시 실내 공간(캐빈)의 안전성은 좋다고 하니 처음엔 적응이 안되겠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는 말에 수긍해 봅니다. 처음 차를 받자마자 나선형 모양의 지하 주차장에서 나올 때 살짝 긴장했고 적응까지는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핸들은 그립감도 적당하고 조작 후 반응도 경차라고 부르기 아까울 정도로 훌륭합니다. 거기에 열선이 들어간 핸들은 호사스럽기까지 합니다. 헌데, 무거워요. 유압식 줄 알았습니다. 일반 판매 이전의 시승차여서 실제 고객인도 차량과 다를 수도 있죠. 모든 차가 같다고 100%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유압식이 아닌 전자식 MDPS인데.. 이 부분은 살짝 아쉬웠는데 시승 차량의 문제라는 설명을 듣기는 했습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엔진 소음은 깊게 언급할 필요 없이 ‘경차스럽습니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역시 ‘경차스럽습니다’. 다만 82마력 9.6kgf-m DOHC 엔진은 기존 경차에 비해 출력이 향상된 덕분에, SOHC에서 DOHC로 바뀌었음에도 얌전히 달리면 다른 경쟁 모델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조용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자식 스로틀이 장착되었는데 기계식을 버리고 전자식으로 바뀌어가는 요즘 차를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지는 듯 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아쉬운 점을 말하라면 본넷(후드)의 인슐레이터가 없다는 점입니다. 효과가 크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분명 더 낫다는 생각이어서, ‘경차’이기는 하지만 1500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떠올리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본넷 지지대도 가스식이 아니고 엔트리 모델 등에서 볼 수 있는 수동 지지식입니다.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차량인 만큼 경차이기는 하지만 가스식 댐퍼를 달아 편의성을 올려줬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악셀을 깊게 밟으면 시원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가속됩니다. 애초 3기통 자연흡기 경차에 가속감을 기대하기란 힘들죠. 그래도 160km/h까지 달려봤는데 가속감 자체는 경차치고 양호했습니다. 라이벌 모델인 마티즈나 기존 모닝에 비해 ‘조금 더’ 쾌적한 가속 성능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140km/h 이상 고속 안정감은 라이벌을 저 멀리 날려 보낼 만큼입니다. 신형인 만큼 더 좋은 것이라 말 해도 좋고 기아차 기술력이 발전했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승차감이 정말 좋습니다. 아반떼 보다는 떨어지고 엑센트 보다 좋은 느낌입니다. 엑센트 승차감은 많이 단단했는데 그보다 무르면서도 안정감이 괜찮습니다. 물론 안정감 자체는 엑센트가 더 높습니다.

서스펜션 세팅이 괜찮습니다. 토션빔 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은 무르면서도 경망스레 튀지 않고 안정적으로 충격을 흡수해줍니다. 요철을 넘거나 불규칙하게 튀어버리는 좋지 않은 노면에서도 불안함이나 불편한 승차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속도를 서서히 올려 갈수록 멀리서 들리듯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올라옵니다. 지극히 경차답죠. 다만 그 소음이 거슬려 대화에 지장을 주거나 음악감상에 방해를 할 정도는 아닙니다. 외려 엔진 소리에 묻혀 버립니다. 1L급 DOHC엔진은 가속형이라기 보다는 연비 주행에 적합한 타입으로 고속으로 갈수록 힘이 달리는 느낌을 줍니다 이에 비례해 엔진 사운드가 커지는데 중저음의 부밍음이 들립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음악을 들어봅니다. USB와 IPod 단자가 마련되어 있는데 음질은 선명하지 못합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비교하면 원가 절감 차원에서 경쟁 차종보다 ‘조금만 더 좋게’ 만든 듯합니다. 여담이지만 동급 기준 오디오의 음질을 비교하면 현대 기아가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 오디오 시스템은 자동차 회사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대 오토넷과 JBL 오디오 등 전문 제조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국내 기업에서 만드는 만큼 시장을 파악해 피드백이 빠른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간신히 맞추고 있는데 하이엔드급 오디오에 익숙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현대기아와 르노삼성이 부족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측면의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이 역동적인 느낌을 주죠. 하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위에 말했듯 경차다운 가속력을 제공할 뿐이죠. 핸들링이 괜찮지만 자동 변속기 특유의 딜레이 타임과 커진 덩치로 인해 무거워진 차체가 기민하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편안한 운전, 보다 안전한 운전을 지향하는 인상입니다. 풍절음과 노면 마찰음, 그리고 엔진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시속 100km/h에서 뒷사람과 대화하기에는 충분합니다. 그 이상에서 소음은 꾸준히 증가하지만 그럼에도 소음, 진동에 대한 NVH 점수는 동급에선 최고입니다.

이번 모닝 시승 때 가장 감동 받았던 부분은 바로 VSM(통합자세제어장치) 채용에 따른 똑똑해진 ABS 모듈의 성능입니다. 시승 기간 내내 영하 10~ 17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계속 되어 빙판길이 많았는데 급 제동 때 감동적인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고속 급제동은 도로 여건상 못해봤고 일상 생활속의 속도인 60~80km/h에서의 급제동이었습니다. 차체가 안정적으로 감속되면서 높은 차체가 기우뚱거리지도 않습니다. 상위 모델인 프라이드보다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제동력 자체는 뛰어나다는 느낌은 없지만 안정적으로 흔들림 없이 선다는 것이죠.

특히 저속 눈길에서 급제동 때 기존 ABS가 단일 패턴으로’ 드 드 드 드 드 드’하고 제동이 되었다면, 신형 차량답게 ‘득! 드득, 드드드 득!’ 이런 식으로 패턴이 바뀌며 제동이 이뤄집니다. 요즘 다른 모델도 그럴 거라 보지만 개선된 점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구형 모닝을 몰던 사람도 신형의 눈길 제동력에 놀라워했습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VSM은 미끄러운 길을 주행할 때 능동적으로 자세를 제어하고 미끄러운 노면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악셀을 전개했을 때 출력을 제한해 안정적으로 접지하도록 해주죠. 미끄러져 차가 스핀하게 될 상황을 현저하게 줄여줍니다.

반가운 것은 이 VSM이 전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를 믿고 눈길이나 빙판길, 빗길 같은 저마찰 주로에서 전방 주시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겠죠. 좋은 성능의 전자 장비는 보다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역할일 뿐 그 자체가 사고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야간 운전에서 반가운 소식은 바로 경차로는 처음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적용 되었다는 점입니다. 좌측 사진의 동그란 렌즈 부분이 프로젝션 헤드렘프죠. 일종의 볼록 렌즈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기존 클리어 타입 전조등과 달리 빛이 넓게 퍼지지 않고 돋보기로 빛을 한 지점에 모아 종이를 태우듯 특정한 배광 패턴을 만들어 효율적인 전방 시야를 만들어 줍니다.

프로젝션 타입은 외부에서 봤을 때보다 실제 운전석에 앉아 운전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죠. 클리어 타입의 경우 외부에서 봤을 때는 밝고 실내에서 봤을 때는 어둡게 보이는데 그 반대입니다.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신형 모닝. 카페테리아

덕분에 야간 운전 때 광량이 충분하고 시야가 좋아서 불편함이 없습니다.

한 가지 아쉽고, 솔직히 놀랐던 것이 있는데, 이 작은 경차에 블루투스 핸즈프리, 음성인식 DMB 네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후방 센서, 그리고 룸미러에 적용된 하이패스 시스템까지 다 있는데, 정작 ECM 미러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야간 운전 때 후행 차의 눈부신 불빛이 방해되곤 하는데 최신 차량 최고급 옵션에 다양한 편의기능을 적용하는 차량에서 빠진 기능이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애초 고급화 전략으로 이전과 다른 상품성을 지향하는 만큼 그 부재가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열선을 내장한 전동식 사이드미러와 운전석에 창문에 한정해서이지만 원터치 업-다운 창문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하위 그레이드 기본 모델의 경우는 뒷좌석 창문이 수동 방식이라고 합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운전석 창문은 환기, 통행요금 결재 등으로 자주 여닫곤 하는데 원 터치 방식은 효용성이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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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연비를 보겠습니다. 신형 모닝(AT)의 공인연비는 19km/L입니다. 실제로 타보면 공인연비 만큼 절대 안 나오죠. 처음 차를 받고 100km 정도 주행했을 때 연비는 10km/L정도였습니다. 같은 구간에서 아반떼, BMW 5시리즈 등은 14km/L 이상 나왔는데 경차 연비가 이 정도라니, 의아했습니다.

헌데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시 주행해보니 19~21km/L의 연비가 기록됐습니다. 무슨 차이일까? 답은 간단했습니다. 전자식 스로틀이 적용되며 케이블 방식 차량과 다른 조작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세팅이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전자식 느낌 그 자체입니다. 악셀 페달이 밟아도 저항감이 없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깊게 밟게 됩니다. 고배기량 고출력 차에 익숙한 터라 부족한 가속감 때문에 은연 중 악셀을 깊게 밟게 되었고 이 때문에 과도하게 연료가 소모됐던 것이죠 계기판에 ‘ECO’라는 녹색 글자가 보여야 좋은 연비가 나오게 돼 있습니다.

가속이 아니라 ‘주행’에 초점을 맞춰 악셀에 들이는 힘을 최소화하고 ‘평범한 운전’을 해보니 연비는 금새 바뀌었습니다. 모닝을 구입하는 분 중에서 연비가 지나치게 안 나오는 분이 있다면 이 부분에 신경 써보시길 권해봅니다. 지금 밟고 있는 악셀이 실제 필요한 양보다 깊은 것이 아닌지 말이죠.

500km 주행의 평균연비는 고속도로를 포함해 18km/L 가량 나왔습니다.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았고 시승기간 때 낮은 온도로 차량이 제 성능(연비)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훌륭한 편이죠. 더욱이 오토 차량이었는데 말입니다.

신형 모닝은 경차의 등급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격도 올랐죠. 정확히 말하면 옵션 추가로 높은 가격 모델도 판매하는 겁니다. 이미 시장은 경차의 고급화를 용인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간 이상 트림 차량의 판매량이 이를 증명하죠. 운전의 편의성과 실용성에 안전까지 생각한다면 새로운 모닝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성환 카페테리아 객원기자

[카페테리아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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