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비(자동 기준)를 내세운 현대자동차 엑센트의 디젤 해치백 모델인 ‘엑센트 위트’. 현대자동차 제공
엔진 직분사·6~8단 변속기 등
자동차 회사들 연비개선 몰두
필터 등 정비 ‘새는 기름’ 막아
경제속도 지키고 짐은 내려야
자동차 회사들 연비개선 몰두
필터 등 정비 ‘새는 기름’ 막아
경제속도 지키고 짐은 내려야
시쳇말로 휘발유 값이 장난이 아니다. 2월 둘째 주 ℓ당 1902.03원(오피넷 서울지역 평균 기준)으로 1900원대를 돌파한 뒤에도 상승세는 멈출 줄 모르더니 넷째 주엔 1914.60원까지 올랐다. 치솟고 있는 국제 원유가격이 2~4주 정도의 시간차이를 두고 국내 휘발유 값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0원대까지 꾸준히 오를 가능성마저 있다. 기름값 무서워서 자동차를 몰지 못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가격이다. 벌써 중고차 시장에서는 그랜저나 에쿠스 등 대형차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경·소형차 가격은 상승 추세다.
■ 연비 높이는 기술 속속 등장 자동차 회사들은 고유가 시대에 맞춰 연비 높이기에 몰두하고 있다. 엔진의 직분사 추세가 그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연소실에 직접 연료를 뿌리는 직분사 방식은 완전연소를 도와줘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은 물론 연료소비도 감소시킨다. 연비 향상 효과는 대략 8~10% 정도로 추산한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아반떼, 엑센트, 기아자동차의 케이(K)7, 포르테, 한국지엠(GM)의 알페온 등이 직분사 엔진을 적용한 차량이다.
변속기의 다단화도 연료소비를 줄여준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국산 차량은 4단 변속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 6단이 대세가 됐으며 현대차는 최근 2012년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8단 자동변속기까지 개발해 달았다.
좀더 적극적인 연비개선 기술에는 아이에스지(ISG)나 하이브리드가 있다. 최근 출시된 포르테 에코플러스는 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저절로 꺼지는 아이에스지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한 차량이다. 아이에스지의 연비 개선 효과는 6% 정도인데, 차가 많이 막히는 시내에서는 30% 정도까지도 연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디젤 엔진을 얹어 국내 차량 중 가장 높은 연비(20.0㎞/ℓ·자동변속기)를 기록한 엑센트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확대돼 쏘나타와 기아차 케이(K)5 하이브리드도 여름께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승용차가 연비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폴크스바겐 골프 블루모션은 21.9㎞/ℓ, 푸조 3008은 21.2㎞/ℓ의 뛰어난 연비를 보인다. 일본의 하이브리드차 역시 연비에 큰 강점이 있다. 렉서스의 신차인 시티200에이치(CT200h)의 공인연비는 25.4㎞/ℓ에 이른다.
■ 내 차 연비도 높일 수 있다 물론 기름값이 오른다고 곧바로 연비 좋은 차로 바꾸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노릇이다. ‘기름 먹는 하마’ 같은 내 차도 방법을 찾아보면 연비를 높일 수 있는 비법이 있다.
새는 기름을 막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정비를 말끔하게 하는 것이다. 성능이 떨어진 배터리와 노후화한 점화플러그, 오염된 엔진 오일, 먼지가 가득한 공기 정화기, 찌꺼기가 낀 연료 필터 등은 모두 연비를 대폭 갉아먹는 주범이다. 봄도 되고 했으니 겨우내 고생한 차에 보상도 해줄 겸 싹 정비를 받아보자.
타이어도 연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공기압이 낮아진 타이어는 접지면적이 넓어지고 그에 따른 저항도 커져서 기름을 상당히 잡아먹는다. 요즘 인기인 친환경 타이어로 바꿔보는 것도 좋다. 특수소재를 사용해 회전저항과 타이어 마모를 줄인 친환경 타이어는 연비를 크게는 10%까지 올려준다. 금호타이어 에코윙,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등이 대표적인 친환경 타이어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연비운전을 하는 것이다. 급출발·급제동·급차선 변경을 줄이고 엔진의 분당회전수(RPM)을 2000 내외로 맞추는 ‘만만디’ 운전을 한다면 기름값 걱정을 한숨 덜게 될 것이다. 자동차에 실려 있는 쓸데없는 짐을 내리는 것도 연비를 높여준다. 자동차 제작자들이 자동차 무게 1㎏이라도 줄이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연구에 몰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살떨리는 기름값…연비 좀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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