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연비 높이려 경량화 추세
강화 플라스틱·알루미늄 등
국외업체 신소재 적용 늘어
강화 플라스틱·알루미늄 등
국외업체 신소재 적용 늘어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 현장. 단연 눈길을 붙들어맨 주인공은 람보르기니가 내놓은 신모델 ‘아벤타도르’다. 무르시엘라고의 후속모델이자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아벤타도르를 돋보이게 만든 건 차체를 철강재가 아닌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무게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자동차 연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경량화’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소재 분야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일부 내장재를 뺀 대부분의 부품을 철로 만들던 시대가 본격적으로 저물고 있는 셈이다.
아벤타도르의 차체는 접합 부분이 없는 통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덩어리다. 그간 포뮬라1(F1) 차체 제작에만 사용되던 방식으로, 상업용 차량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소섬유 바디의 무게는 단 147.5㎏에 불과하다. 여기에 12기통 엔진과 서스펜션, 변속기 등을 결합해도 무게가 229.5㎏밖에 안된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강철에 비해 무게는 5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에 이른다. 람보르기니의 최고경영자 스테판 윙클만은 “미래 수퍼카 시장의 핵심 트렌드인 ‘운전의 즐거움과 배출가스 절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경량화 기술을 통한 무게 당 출력비를 높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람보르기니나 포르쉐 등 일부 슈퍼카에만 적용되는 탄소섬유 말고도, 차량에 새로 적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는 점차 늘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 랑세스는 차량 1대당 플라스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오는 2020년까지 연간 7%씩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라스틱 뿐 아니라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 등 다른 소재를 적용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우디의 에이(A)8이나 재규어 등은 차체에 알루미늄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자동차에 신소재 사용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 향상이다. 연비를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차량의 무게를 줄이는 것인데, 각종 편의장치와 안전장치가 늘어나면서 차량 무게를 늘리고 있어 결국 소재를 바꾸는 것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차체가 가벼워지면 진동과 소음이 줄어들고 관성이 낮아져 핸들링도 개선된다.
이런 가운데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신소재 채택을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빅3’의 경우 강화된 배출가스 법규에 대응하기 위해 경량 소재 채택을 늘릴 계획이며, 일본 업계들도 경량화 소재 채택과 부품 단순화로 차량의 무게를 최대 10%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경량화 시장에 뛰어들기는 화학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한화엘앤시(L&C), 엘지하우시스 등이 경량화 부품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국산 차량의 신소재 적용 비중은 극히 낮은 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지이(GE)플라스틱과 공동개발한 신소재를 적용한 컨셉트카 ‘카르막’을 공개했지만, 아직 실제 차량에 적용하지는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적설계 기술, 부품 성능 극대화 기술, 대체재료 적용 기술 등으로 나뉘는 경량화 기술에서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경량 재료의 적용”이라며 “최적의 재료를 선발하여 실험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적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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