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모터쇼에서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런칭했죠. 미국에서도 이들 하이브리드 모델이 시장에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들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연비입니다. 반대로 단점은 비싼 가격입니다. 현대 기아차에선 초기 구입비가 높기는 하지만 몇년 사용하면 연비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죠.
최근 미국의 자동차 리서치 회사 J D 파워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앞날에 대해 약간은 어두운 전망을 한 바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이 가격인데, 가격이 이렇게 비싼 상태에선 가까운 시간 안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의미있는 높은 시장점유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 조사결과는 직접 소비자들한테 물어서 작성된 것이지만, 환경단체들은 횐경문제에 대한 의미를 지운채 맹목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이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튼, 이달초부터 국내에서 예약 판매에 들어간 K5 하이브리드는 애초 예상보다는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이라고 합니다. 기아차의 서춘관 국내판매 상무는 “이달초부터 실시한 예약판매에서 약 900대의 주문이 들어왔다.”라면서 “기존에 K5를 주문했다가 하이브리드로 전환한 수치가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수치는 제외된 것”이라고 합니다. 애초 예상으로는 올해 연말까지 6000대 정도, 연간으로는 1만대 정도를 팔아 대충 전체 K5 판매의 10% 정도를 하이브리드로 메꿀려고 하는데 이 예상치의 두 배 정도를 팔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하이브리드 차 판매가 과연 이 정도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좀 있긴 합니다. 어쨌든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대를 상당히 높게 갖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은 것은 이제 하이브리드를 대중화 하려는 시도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죠.
K5 하이브리드는 2.0리터 누우엔진과 30kw짜리 전기모터가 합작해 파워트레인을 형성합니다. 누우엔진이 150마력이고 모터가 대략 40마력 정도니까 합치면 190마력의 최대 출력을 갖죠.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하는데 전기모터만으로도 달리고 엔진으로도 달리고 모터와 엔진이 함께 달리기도 하는 병렬형 풀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미국에선 누우엔진 대신 2.4리터 쎄타2 엔진을 달아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연비는 공인치가 21km/리터.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중형차급 하이브리드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19.7km/리터니까 조금 더 높게 잡아놓았죠. 하지만 캠리가 2.4리터 엔진을 쓰기 때문에 당연한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지화학에서 나온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달았습니다.
K5 하이브리드의 바깥 모습은 대체로 기존 K5와 비슷합니다. 가니시에 하이브리드를 알리는 엠블럼이 붙어 있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장식이 약간 달라졌죠. 연비를 높이기 위해 휠 사이즈를 1인치 줄여 16인치나 17인치로 장착했습니다.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공력개선을 위해 리어 스포일러도 붙였습니다. 배터리와 파워트레인 구조가 약간 달라져 무게가 120kg 정도 늘었죠.
내장에서 달라진 것은 주로 디스플레이 부분입니다. 하이브리드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게기판 클러스터에 4.2인치 디스플레이를 넣고 센터 디스플레이도 엔진과 모터의 작동상황을 알리기 위한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특히 에코 기능을 여기저기 집어넣어 연비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죠. 카본 인서트 필름으로 이전보다 재질감을 높인 것도 눈에 띕니다.
하이브리드 답게 시동을 걸면 모터만 돌아가기 때문에 소리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가상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만들어 붙였는데 이 사운드는 시속 20km 이하에서 모터로만 달릴 때 작동합니다.
하드타입이어서 시속 60km까지는 가솔린을 사용하지 않고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물론 내리막길에서 탄력주행을 할 때는 시속 100km 이상도 모터 작동으로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 주행에서는 시속 70~80km까지 모터로 달려봤는데 물론 순간적인 주행일 뿐 계속해서 이 속도를 유지하면서 모터로만 주행할 수는 없습니다.
K5 하이브리드 시승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첫번째는 아마 연비가 아닐까 합니다. 두번째는 파워트레인이 달라졌는데 과연 일반 K5와 승차감에서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하는 것이겠죠.
연비는 왕복 80km 정도의 왕복 구간에서 두 가지로 측정해 보았는데, 한 번은 최대한의 연비 위주 주행을 하면서 최고의 연비를 내보려고 한 것이고, 다른 한 번은 주로 퍼포먼스 주행 위주로 해 연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를 말씀 드리면, 첫번째 최대한의 연비주행에서는 리터당 23.2km 정도가 나왔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함께 연비주행을 했는데 최고 높은 수치는 25.8km까지 나왔고 대부분이 21~24km 정도 되었습니다. 에코모드를 작동하고 에어컨도 끄고 바람의 저항도 줄이면서, 가솔린 소비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해보려 노력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 위주의 주행에서는 연비가 10.4km 정도 나왔습니다. 에코모드를 끄고 시속 120~200km 정도를 달리면서 선회 능력과 고속주행능력, 브레이크 감 등을 체크하면서 달린 결과입니다. 이와 달리 최대한 일반적인 주행을 하려고 한 기자들의 경우는 16~18km 정도 나왔다고 하더군요.
K5 하이브리드에는 다른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와 마찬가지로 정차하면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ISG 시스템과 공기유입을 제어하는 에어 플랩, 제동 또는 감속시 발생 에너지를 회수하여 고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어 시스템 등이 적용돼 있습니다.
달리는 질감은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특별한 힘의 지연현상이나 부족함 등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가속할 때 엔진 회전이 치솟으면서 모터의 힘이 보태질 때 약간의 시차가 있어 바로 엔진의 힘이 바퀴에 전달되는 일반 엔진 차와는 추진력의 차이가 좀 느껴졌습니다.
바퀴가 작아서 고속 주행 때 좌우의 미세한 흔들림으로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기존 K5와 확연한 차이라고 할 만큼은 아닙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구입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사항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수명과 성능 문제입니다. K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관련 파워트레인 부분에 대해 6년 12만km까지 보증합니다. 기아 연구진은 차를 개발할 때 배터리 수명 목표치를 30만km로 잡았는데, 확실하게 보장할 만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배터리 기기에 특별한 손상이 없는 한 이 정도 항속거리는 자신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사실 중요한 것인데요, 미국에서 10여년 전 토요타가 프리우스를 출범시킨 이후 토요타 혼다 할 것 없이 하이브리드에 대해서는 배터리 수명문제가 끊임없이 의구심의 대상이 되어왔거든요. 30만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가 사실이라면 엔진 수명이 다해도 배터리는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기아차는 여기서 얘기하는 ‘수명’이란 대략 초기 용량의 80%까지 떨어지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30만km를 달려도 초기 용량의 80%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배터리에 관한 한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것과 같죠. 과연 그런지 앞으로 두고봐야 할 일입니다.
배터리에 대해 덧붙인다면, 초기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나왔을 때 한 동안 배터리 교체비용이 500만원이나 한다고 알려진 적이 있는데 사실은 12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기아차는 K5도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배터리 교체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혹한 혹서 상황에서의 배터리 성능 저하도 문제가 되는데, K5의 배터리는 영하 30도 이상, 영상 50도 이하의 범위에서 작동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5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실제로 초기 아반떼와 포르테 모델에 대한 반응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차량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당히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나온 지 10년 이상이 됐지만 지금까지 전세계 자동차 판매의 1.2% 정도를 점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K5 하이브리드 가격은 럭셔리 모델이 2925만원, 프레스티지 3095만원, 노블레스 3195만원입니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130만원가 감면된 금액인데, 등록단계에서 취득세 140만원과 채권 공채 매입면제 등을 포함하면 추가로 190만원 정도가 줄어틉니다. 일반 K5보다는 대략 300만원 정도 비싼 것으로 계산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금액은 연료비에서 5만~6만km 정도, 기간으로는 2년7개월에서 3년3개월 정도 운행하면 회수 가능하다는 추산을 기아차 쪽은 제시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K5 하이브리드가 과연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승용차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많이 가는군요. *
이홍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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