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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닛산 쥬크의 ‘400달러짜리’ 고객감동 스토리

등록 2011-05-20 14:52

닛산 쥬크
닛산 쥬크
일본의 토요타가 렉서스를 미국에 론칭하면서, 그 당시로서는 흔치 않게 자발적 리콜을 과감하게 단행해 전례없는 고객 감동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 얘기죠. 이번에는 닛산이 비슷한 케이스로 미국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닛산은 지난해 연말쯤 새 소형 SUV 쥬크를 출시하고 지금까지 대략 2만2000대 정도를 팔았습니다. 이 차를 팔면서 연료탱크 용량이 13.2갤런(50리터)이라고 표시했는데, 사실 쥬크는 전륜구동과 4륜구동형이 있어 전륜구동은 13.2갤런이지만 4륜구동은 11.8갤런(45리터)이라는 겁니다. 고객 안내자료에 이를 별도로 표기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 13.2갤런으로 해놓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전륜이든 4륜이든 연료탱크 용량이 13.2갤런인 것으로 파악하도록 했다는 거죠.

신형 쥬크는 미국시장에서 기아 쏘울의 경쟁 모델 중 하나죠. 윤형철 기자가 쓴 <쏘울의 경쟁자 깜찍한 닛산 쥬크> 를 보세요.

닛산이 연료탱크를 잘못 표기한 사실을 안 것은 판매가 시작된 뒤 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상품 부서와 마케팅 부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아 마케팅 부서에서 소비자에게 보이는 판촉자료에 모두가 13.2갤런인 것처럼 돼 있었던 것이죠. 닛산은 이 사실이 고객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파악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했습니다.


닛산의 사과문
닛산의 사과문
4월쯤 닛산은 소비자들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잘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일부 마케팅 자료에 수치가 잘못 표기되었고 실제로는 4륜구동의 경우 11.8갤런이어서 1.4갤런이 차이가 난다고 소비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자료를 수정했습니다.

파악해본 결과 그 동안 판매된 2만2000대 중에서 4륜구동 차량은 모두 4000대 정도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이들 4륜구동 구입자들 사이에서 닛산으로부터 발송된 사과 편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료탱크 용량이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것이 귀하가 쥬크를 구매하는데 큰 요소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닛산은 진심으로 이런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가 제품에 대한 고객 만족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함께 동봉한 400달러 수표를 확인하십시오. 저희가 사과의 표시로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이 수표는 90일 동안 유효합니다. 저희는 이런 행동이 저희 제품에 대한 귀하의 신뢰를 더 높여주기를 희망합니다….”

닛산은 이 편지를 보낸 사실이 인터넷 등으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뒤, 공식적으로 쥬크 4륜구동 구입자에 대해 사과의 표시로 400달러 씩을 보냈음을 확인했습니다. 닛산 미국법인의 콜린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런 조처에 만족하지 않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가격으로 쥬크를 되사주거나 혹은 다른 제품으로 교환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닛산의 조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연료탱크 용량이 다른지 알지 못하는 일부 소비자들은 닛산이 400달러를 동봉한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놀랍다”라거나 “감동스럽다”, 또는 닛산에 대한 신뢰가 더 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1.4갤런의 연료탱크 용량 차이가 제품 구매에 끼친 영향은 거의 없었을 거라는 얘기에서 단순한 실수에 대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반응도 있고, 그런 에러를 계속 했으면 하는 귀여운 조크도 있습니다.

포스팅 제목만 훑어봐도 그렇습니다. “닛산 쥬크 구매자들 놀라지 마시라, 메일박스를 열어보고…”실수 미안해요, 400달러면 될까요?”…

닛산으로서는 160만달러 정도의 비용을 감수한 것인데, 이 사실이 급속히 유포되거나 보도되다 보니 그와 비교할 수 없는 마케팅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죠. 물론 충분히 검토하고 계획된 과정이라는 시각도 당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이 기억나는데요, 바로 기아 카니발의 3열 에어백 미설치 문제죠. 홍보물에는 3열 에어백이 설치되어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설치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많이 분개한 일이죠. 기아는 나중에 환불하거나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런데 이 일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지… *

이홍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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