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준높여…국내선 내년 생산 차량부터 규제
듀얼클러치·인텔리전트 배터리 센서 등 ‘인기몰이’
듀얼클러치·인텔리전트 배터리 센서 등 ‘인기몰이’
지난달 4일 출시된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에는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달렸다. 국내에선 첫 시도다. 두개의 클러치를 이용해 빠른 변속이 가능하고 연비도 종전보다 10~11% 가량 높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부품을 하나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차에 듀얼클러치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현대위아다. 듀얼클러치는 한마디로 수동변속기의 경제성과 자동변속기의 편의성을 두루 갖춘 장치로 꼽힌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재 듀얼클러치가 장착된 벨로스터가 월 3800~4000대 가량 생산되고 있다”며 “듀얼클러치가 차의 연비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부품이어서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국이 앞다퉈 자동차 연비 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 부품업계가 때아닌 호재를 맞고 있다. 까다로운 연비 규제가 완성차 업체에게는 부담이지만, 연비를 높이는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업체로서는 새로운 시장 수요를 만들어내는 호재인 탓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고연비 부품 장착은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내년부터 해마다 5%씩 연비 기준을 높여 2016년부터는 승용차 연비 규제 기준치를 16.6㎞/ℓ로 높이기로 했다. 2025년까지 추가로 연비를 23.0㎞/ℓ로 높이는 방안도 최근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내년부터 생산되는 신차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130g/㎞로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2019년 이후엔 이산화탄소 초과 배출 1g당 85유로의 벌과금을 매긴다. 일본과 중국 정부도 각각 2015년까지 평균 연비를 16.8㎞/ℓ와 17.9㎞/ℓ로 조정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비 규제가 현실화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생산되는 신차의 연비가 17㎞/ℓ에 미치지 못하면 위반 정도에 비례해 부과금을 물리기로 했다. 다만 2012년에는 판매된 차량의 30%, 2014년엔 80%, 2015년엔 100%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단계적으로 규제를 늘려갈 방침이다. 지난해 판매된 현대·기아차의 평균 연비는 약 14.7㎞/ℓ에 그친다. 김윤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자동차의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가 주행성능과 품질, 내구성 등이었지만 앞으로는 환경적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연비를 향상시키는 자동차 부품의 개발과 적용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듀얼클러치뿐 아니라 연비를 높이는 부품들이 인기몰이에 나서는 중이다. 공회전방지장치(ISG)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적용하고 있는 장치다. 차가 멈출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췄다가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을 걸어주는 장치로, 종전보다 연비를 5~6% 높일뿐 아니라 엔진오일 등 각종 소모성 부품의 사용주기도 늘리는 효과를 낸다. 현대모비스의 경우엔 이보다 한단계 나아간 인텔리전트 배터리 센서(IBS)를 개발해 이미 2009년 다임러로부터 95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자동차 공조시스템 부품을 생산하는 우리산업의 경우엔 연비를 3% 가량 높일 수 있는 공랭식 개폐시스템(AAF) 등 친환경 요소가 가미된 신제품을 개발해 회사 전체 매출을 키우고 있다. 관련 매출은 올해 220억원에서 2012년에 810억원, 2013년에는 114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도 업계에선 엔진 냉각장치의 효율을 높인 워터펌프, 고연비 타이어, 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고장력 강판 등을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 연비 개선용 부품들로 꼽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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