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루비콘
럭셔리세단 접목은 기본 스포츠카·쿠페 결합까지
스포티지R·코란도C 등
크로스오버차량 대세 속
스포츠액티비티차 등 진화
20㎞/ℓ이상 고연비 실현도
스포티지R·코란도C 등
크로스오버차량 대세 속
스포츠액티비티차 등 진화
20㎞/ℓ이상 고연비 실현도
스포츠실용차(SUV)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험로를 달리는 4륜구동 지프(Jeep) 스타일에서부터 세단과 뒤섞어놓은 크로스오버차(CUV), 스포츠카와 결합한 스포츠액티비티차(SAV),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럭셔리 차량(LUV)에 이르기까지 선택권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연료 효율이 떨어질 것이란 종전의 선입견을 깨고 연비를 끌어올려, 친환경차 대열에도 동참했다.
스포츠실용차는 주행성능(Sports)과 공간 활용성(Utility)을 두루 겸비한 차(Vehicle)를 말한다. 원조 격인 지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개발된 군용 차량이었다. 독일군의 기동 차량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후 지프란 이름은 4륜구동차의 보통명사로 인식돼 왔다. 산악길 등 험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군용차로 출발한 스포츠실용차는 점차 레저용 차량으로 진화해 왔다. 지프의 대를 이은 건 하드코어형 차량들이다. 비포장길에서 주행성능이 뛰어난 정통 하드코어형에 속하는 차들로는 미국차 지프 랭글러와 국산 코란도, 도요타의 에프제이(FJ)크루저 등을 꼽을 수 있다. 요즘은 복고풍으로 헤드램프를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바꾼 차들도 여럿 눈에 띈다.
최근 완성차업계가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는 건 크로스오버차량이다. 스프츠실용차가 가진 주행성능에다 세단의 안락한 승차감을 더한 것으로 두 영역을 넘나드는 차를 가리킨다. 세단과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고 연비는 좋아졌다. 국산차 가운데선 현대차의 투싼아이엑스(ix),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아르(R)와 쌍용차의 코란도 시(C), 르노삼성의 큐엠(QM)5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차들은 태생적으로 스포츠실용차의 ‘유전자’를 계승하면서도, 일상적으로는 도심에서 출퇴근하다 가끔 주말에 레저활동을 즐기는 운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운전의 재미를 결합한 스포츠액티비티차는 스포츠실용차가 진화한 또다른 형태다. 지난 2002년 포르쉐가 카이엔을 내놨을 때 업계 안팎에선 궁금증이 컸다. 선뜻 스포츠카 브랜드와 스포츠실용차를 한데 엮어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차는 스포츠카 특유의 민첩성과 우수한 핸들링으로 스포츠실용차의 영역을 새롭게 확장한 차다. 베엠베(BMW)도 가속력이 떨어진다는 스포츠실용차의 단점을 보완해 액티비티 기능을 강조한 4륜구동 엑스(X)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술 더 떠 베엠베는 맵시있는 쿠페를 결합한 뒤 에스에이시(SAC)라는 이름을 붙인 엑스6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유가와 연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차로 거듭난 경우도 있다. 푸조가 지난 2월에 새롭게 출시한 3008 악티브는 1.6 HDi 엔진을 얹어 21.2㎞/ℓ라는 놀라운 연비를 달성했다. 이 차는 국내에 소개된 스포츠실용차 모델 가운데선 가장 친환경적인 차로 꼽혔을 뿐 아니라 스포츠실용차는 연비 효율이 낮다는 기존 고정관념도 한순간에 날려 버렸다.
마지막으로 엘유브이는 럭셔리 세단을 접목해 더 많은 편의 사양을 달고 실내 공간도 넉넉하게 확보한 차를 가리킨다. 말 그대로 스포츠실용차 중에서도 고급 차들이다. 벤츠의 엠엘(ML)클래스, 렉서스의 아르엑스(RX), 아우디의 큐(Q)7 등이 대표적이다. 또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실용차인 베라크루즈와 크라이슬러의 그랜드체로키도 프리미엄군을 표방한다. 이달 초 출시된 신형 그랜드체로키의 경우엔 45가지 이상의 첨단 안전 및 편의 장치를 장착했다.
구상 한밭대 교수(산업디자인학)는 “한동안 크로스오버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선 아예 세단에 가깝거나 반대로 오리지널 지프 스타일로 가는 차들이 주목받는 것 같다”며 “어정쩡하게 섞어놓은 에스유브이가 오히려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푸조 3008악티브
르노삼성 ‘큐엠5’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